추석 연휴 닷새는 길다. “성인군자도 2박3일 함께 있으면, 밑천 다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차례를 지낸 다음 가족 끼리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 거동하지 않으면, 좋은 추억이 쌓일 리가 없다. 오히려 가족들 간의 친목을 위해 든 화투장으로 갈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
차례를 전후해 어르신을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내 고향, 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간단한 나들이라도 떠난다면, 명절은 또 하나의 가족 여행, 매년 두 번 씩 찾아오는 휴가가 될 수 있다. 영암우리신문이 선정한 이번 추석 명절 가볼만 한 ‘우리지역 명소’와 ‘추억 서린 흔적의 장소’들을 정리해보았다.

◆하정웅미술관 
  -영암의 미래, 현재, 과거가 있는 이호신 展
민족 대명절 추석명절을 의미 있게 보낼 순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은 꼭 군립 하정웅미술관을 찾길 추천한다.
이호신 ‘영암아리랑’展이 다음달 2일까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가인 ‘현석 이호신’화백이 2002년부터 14년간 영암을 직접 답사하고 스케치하여 그린 신작과 미공개작 총 97건 219점을 영암의 자연과 풍경, 사람들, 문화유산 등을 주제로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전시회는 전통적 화풍을 구사해 직관하는 눈과 철학적인 사고로 영암의 내적 세계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 위주로 구성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월출산 구림마을의 밤’, ‘유성과 월출산’, ‘구림도기의 불꽃’, ‘영암 성재포구와 월출산’, ‘영암 시종면 남해신당과 영산강’, ‘왕인박사행차도’, ‘마애여래좌상’ 등으로 연면히 이어온 영암의 문화유산과 생활환경,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담아내고 있어 자녀 혹은 부모님과 함께 찾아 관람하면서 추억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단, 추석 당일인 14일은 휴관이기 때문에 14일이나 16일에 가면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영암방조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갈치낚시’

가을은 갈치낚시로부터 시작된다. 매년 추석 전 시작되는 영암 갈치낚시는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에서 시즌을 맞는다. 이 시기 영암호와 금호호 방조제는 갈치꾼들로 매일 불야성이다. 갈치낚싯배들은 7월 말까지의 갈치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출항 준비를 서두른다. 물론 8월 초 낚이기 시작하는 갈치는 그 씨알이 잘다. 꾼들의 은어로 ‘풀치’라고 불리는 2지(손가락 두 개 정도의 씨알)짜리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8월 중순 이후 점점 씨알이 굵어져서 추석 무렵에는 근해에서도 3지 이상 4지 갈치가 곧잘 모습을 드러낸다. 포인트도 가깝다.
여기에 낚싯대와 릴을 챙길 필요도 없이 배에 다 준비되어 있어 약간의 여분의 바늘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선상 갈치 낚시는 오후 7시에 출항해 다음날 새벽 3시쯤 돌아오는데 선비는 1인당 6만원 선이다. 선비가 아깝다면 가까운 방조제에서 낚시대를 드리울 수도 있다.(단, 갈치를 낚을 확률은 확 떨어진다.) 즉석에서 맛 보는 갈치 회는 덤이다. 길고 긴 추석명절 특별한 명절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영암방조제로 가길 적극 추천한다.
여기도 가기 싫고 저기도 가기 싫은 귀차니즘에 빠진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각 지역에서 추석맞이 세시풍속놀이 및 문화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다.

◆시종·금정·신북
  -노래 잘하는 사람 모여라

우선 시종면에서는 시종면 청년회의 주최로 14일 오후 7시부터 시종면 5일시장에서 지역민과 향우들이 어우러지는 추석맞이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또 같은 날 신북면에서는 신북면문예체육행사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호산골 한마당 노래자랑’을 열고 출향인들과 지역민이 함께 하나가 될 수 있는 흥겹고 정감어린 자리를 마련한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 30분부터는 금정면 청년회가 주최하는 노래자랑이 열린다. 물론, 국민 MC 송해씨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에 비할 규모는 아니지만 월출산을 타고 내려오는 잔잔한 보름달 빛을 조명삼아 흥겨운 음악에 몸을흔들고 행사 후에는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달이 아름다운 고장 영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추석연휴일 것이다.

◆전남농업박물관
  -송편에 추억을 담아 빚다

민족대명절 추석을 맞아 전남농업박물관에서는 13일과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까지 송편 만들기 등 ‘한가위 민속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참가자를 선착순 접수하는데 12일까지로 참가비는 1인당 5천원이다.선착순의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면 행사 당일 팥 송편, 깨 송편, 밤 송편, 동부송편 등 다양한 종류의 송편 빚기 재료를 미리 준비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줘 송편을 빚어볼 수 있다. 또 체험을 통해 빚은 송편은 가마솥에 넣고 직접 불을 지펴 쪄서 맛볼 수도 있다.
미처 참가를 못했다고 하더라도 아쉬워 하기는 말라. 한가위 명절 연휴 기간 동안 농업박물관 행사장 옆 농경문화체험관으로 가면 투호를 비롯한 윷놀이, 승경도놀이, 널뛰기, 고리걸이, 제기차기 등 각종 민속놀이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연휴 전날인 13일에는 전통문화놀이협회에서 주관해 ‘호렁지기’란 주제로 투호, 굴렁쇠, 딱지치기, 제기차기, 4가지에 팽이치기를 더해 5가지 종목으로 경기를 치르고 상품도 받을 수 있어 풍성한 한가위의 진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