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법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난지 한 달이 지났다. 이달 28일에 시행되는 김영란 법은 시행일이 가까워져 갈수록 지역 곳곳에서 이런저런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후에도 시비가 계속되고 있지만 법을 숙지하고 배워야만 하는 상황이 점차 가까워져 오고 있다.

◆김영란 법이란?
김영란 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정식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부정한 청탁을 방지하는 반부패법이며 공직자 및 언론사 종사자, 모든 국·공립, 사립학교 교직원, 사학재단 이사장 및 이사 등 일정한 직무를 수행하는 직종이 적용대상이다.
처벌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금액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을시, 그에 따르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무관하게 무조건 형사 처벌을 하고 100만원이하의 금액은 기존과 같이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만일 동일한 1인에게 소액으로 나눠서 여러 차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할 시 그 금액이 1년 기준 총액 300만원이 넘는다면 이 역시 대가성 등과는 무관하게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대상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했을 시에도 똑같이 적용되며 그 처벌대상은 대상자 본인이 된다. 다만, 상조회·동창회·친목회 등 지속적인 친분을 맺은 사람이 질병이나 재난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이나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교통·숙박·음식 등은 수수금지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더라도 대상자가 이를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사를 표시하면 처벌에서 제외한다.
이 법에서 말하는 금품을 살펴보면 금전은 물론이고 모든 유가증권(숙박권, 입장권, 할인권 등)을 포함하며 또 음식, 주류, 접대, 향응 등의 편의 일체, 그 외에도 모든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을 포괄한다.
식사·접대·선물·강연료에 대한 상한선도 정해졌다. 앞서 말한 대상자가 직무관련자에게 3만원 이상의 식사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내야하며 이는 공무원 행동강령에서 규정한 금액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제정안은 또한 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의 가격을 5만원으로 정했는데, 기존의 공무원 행동 강령에는 선물비용에 대한 상한액은 없었다. 이 전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연료에 대한 상한액은 1시간을 기준으로 장관급 공무원 50만원, 차관급 공무원 30만원, 4급 이상 20만원, 언론인·교직원은 시간당 10만원으로 금액에 대한 한계를 정했다.

◆축산·식당가 직격탄?
김영란법이 합헌 판결을 받고,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자영업계와 농·수·축산계의 피해 완화를 위해 논의됐던 식사·선물·경조사비 가액 기준 상향 요청이 시행령에 반영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
특히 김영란법이 추석 이후에 시행되는데도 소비자들은 벌써 심리적으로 위축돼 주문을 포기 또는 취소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저가품을 구입해 판매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축산농가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인 내년 설에는 엄청난 피해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종종 나오고 있다.
지역 한우농가 관계자는 “소고기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는 것도 아닐 건데 전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졸속 법이다”며 “사료값 폭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한우 판매가를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어 축산 농가는 다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당 관계자는 “한 끼 식사 비용으로 3만원을 초과하면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는데,  장어나 한정식, 고기집에서 3만원 이하 메뉴는 거의 없다”며 “관공서 직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오고 있는데 전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도 주요 특산품 판매업자들은 들어 내놓고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지만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피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외조항 인정과 한도 조정 등 법 개정을 내심 바라고 있다.

◆불만보다 합리적인 대안·방향 모색 필요
이에 반해 ‘김영란 법’이 시행되는 것은 기정 사실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주장하는 농수축산물 가격 폭락에 대해 지역농민들은 농어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처럼 하지만 정작 농민들의 반응은 “부패해서 망한 나라는 있어도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 또 일반 중소농가는 직접적인 피해가 있지 않을 것”이라며 “농민들이 어렵고 힘들 땐 그렇게 외면하던 언론이나 기업이 이젠 농민들을 위하는 척하는 모습이 우습고 차라리 투명하고 공명한 사회를 위해서는 이런 법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농어촌 농어민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이 우려된다면 시행령에서 일부 조항을 조정해 시행하면 될 뿐 김영란법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입장이다. 여기에 지역의 식당들의 반응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식당 메뉴 중 3만 원 이상 넘어가는 메뉴는 드물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 지역 내에 고급 한정식이나 일식집 등이 극소수인 지역의 특성 상 김영란 법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노동계에서도 기업의 접대비 감소가 노동자의 임금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고 부패 척결로 지하경제가 양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법이 합헌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불만만 내놓기 보다는 법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으로 대안을 찾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암우리신문 “김영란법 앞에 떳떳한 신문 유지할 것”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직업군은 공직자 또는 언론인들이다.
결론적으로 밝히자면 영암우리신문에서는 김영란법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영암우리신문과는 관계없는 일이지만, 이를테면 기자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 의도적으로 특정 기업 홍보 담당자를 불러내 ‘술값’을 계산하게 한다거나, 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내리는’ 조건으로 기자가 업체에 향응을 요구하거나, 받는 등 병폐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그간의 이러한 병폐들을 청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취재과정에서 행해지는 식사나 술자리의 비용까지 정부의 법으로 통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으나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사실보도, 다양한 해석을 풀어내는 작업은 더욱 공정한 과정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용희 편집국장은 “나 역시 김영란 법의 적용대상 직종에 일하고 있지만, 그간의 잘못된 병폐를 일갈할 수 있는 김영란법 제정을 환영하는 바이다”며 “우리신문은 언제나처럼 김영란법에 위반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지켜갈 것이며, 항상 떳떳하게 바른 언론의 길을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