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으로 성난 농심이 서울로 향했다. 지난 22일 영암군농민회 회원들과 사단법인 전국 쌀 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회원 등 300여명이 버스 8대를 동원해 집회장소인 대학로를 찾아 상경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서 농민들은 최근 쌀값 폭락과 관련 ‘쌀값 대폭락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무분별한 쌀 수입과 재고미 관리 실패로 쌀값이 30년 전으로 대폭락한데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농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인 공공비축확대, 농가소득 보전, 사료·가공용 쌀 공급확대 등 재고감축 방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남북 쌀 교류와 해외원조, 공공급식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농민단체들은 무차별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여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청문회가 새누리당의 방해와 야당의 무능함으로 책임자는 커녕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채 313일째 이어져 오고 있다며 공명정대하고 조속한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집회를 마친 후 종로와 종각, 영풍문고까지 약 3㎞가량을 행진하면서 쌀 값 폭락과 백남기 농민에 대한 책임 있는 조사 등의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쌀값 폭락과 과잉재고로 인한 쌀 대란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미암면농민회, 미암여성농민회 주최로 벼재배 농가 총회가 열렸다.
서영암농협 미암지점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전동평 군수와 김연일 도의원, 박영수 군의회 부의장, 조정기 의원, 이재식 서영암농협 조합장이 패널로 초청된 가운데 주민 2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워 나락값 폭락사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동평 군수가 나락값 폭락문제 해결을 위해 예비비에서 20억 원을 긴급히 사용하고, 내년 본예산에 10억 원을 편성해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해 나가기로 확답했다. 또 박영수 영암군의회 부의장과 조정기 경제건설위원장도 농업관련 예산은 10원도 삭감해 본적이 없다고 얘기하면서 중앙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 등 다양한 노력을 함께 하기로 선언했다.
이어 이재식 서영암농협조합장은 농협 자체수매물량에 대한 장려금으로 올 예산에 반영된 5000만원에 추가로 1000만원을 더 사용하고 여석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가격지지를 위해 최대한 많은 나락의 수매를 약속하기도 했다. 
참여한 농민들도 사후정산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상황에서 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폭락 사태를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영암군농민회 정운갑 회장은 “농촌에서는 유례없이 쌀값이 폭락해 농민들은 시름에 젖어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미국 쌀 6만여톤을 수입하겠다고 공고하고 입찰을 진행했다”며 “우리 농민들을 대변하기는 커녕 미국 쌀 판매업자임을 자처하고 있어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