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변함없이 지켜온 배드민턴 사랑
가족 같은 분위기, 단합심은 ‘자타 최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종목에서 배드민턴을 빼놓을 수 없다. 영암에서는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동호회, 신북배드민턴클럽이 있다. 이들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운동이 배드민턴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신북 사람들이 함께하며 땀 흘리고 박진감 넘치는 현장을 찾았다.

365일 배드민턴 삼매경
지난 5일 땅거미가 짙어진 평일 오후. 학생들이 모두 파한 시간이었지만 신북초등학교 체육관은 밝은 불빛이 창문 사이로 새어나왔다. 문을 열고 안을 들어가니 배드민턴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의 열기로 체육관은 후끈했다.
1.524m높이의 네트를 두고 서틀콕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들로 흠뻑 젖어 있었지만 건강한 활기가 가득했다.
신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신북배드민턴클럽은 2003년 발족해 올해로 14년째에 접어든 클럽이다. 영암에서만 놓고 보더라도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역사가 깊다. 당시 영암과 광주 등을 오가며 배드민턴을 즐기던 몇 몇의 동호인들이 지역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 클럽을 만들자는 제의해 최명섭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30여명의 회원들이 힘을 모아 결성한 것이 시초가 됐다.
보통의 동호회가 그렇듯 신북배드민턴클럽의 장점은 회원간의 단합이다. 대개 동호회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단합’이지만 신북배드민턴클럽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신북이라는 면지역에서 젊은 층들이 의기투합해 클럽을 결성했고 14년이라는 세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가족같이 운동을 즐기다보니 말 그대로 ‘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의 경지까지 올랐다.
또 클럽의 구성원들 대부분이 오랜 기간 신북에서 살아온 이들로 시골 특유의 끈끈한 선·후배관계가 확실하게 형성되어 있어 간혹 클럽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파벌이나 잡음 등이 전혀 없다.
회원의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시골의 면 지역이다보니 도시권 배드민턴 동호회에 비해 40~50대의 중장년 층 회원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20대 회원들이 새로 들어오고 부부회원들도 4팀이 활동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활기차고 훈훈하게 바뀌어 나가고 있다.

20대부터 70대까지 3세대가 한자리에
앞서 밝혔듯이 배드민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의 대표적인 운동종목이다. 체육관에서 만난 양철승(70)씨는 신북배드민턴 클럽에서 가장 연장자이다. 70대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의 양 씨는 “11년 전 처음으로 배드민턴을 배운 후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배드민턴은 그냥 운동이 아니고 건강해지는 마약과 같다”고 배드민턴을 설명했다. 한번 빠져들면 그만두기 힘들정도로 매력이 크다는 말이다.
배드민턴은 성별, 나이에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운동이다. 언뜻 보면 큰 기술이 필요없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구력에 따른 실력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바로 배드민턴이다. 60대에 처음 배드민턴을 접한 양 씨는 처음에는 비슷한 연령대의 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이기고 싶은 마음에 시작을 한 것이 70대에 접어들고 비슷한 연령대의 고수들이 거의 없는 지금까지 운동을 끊지 못하고 계속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한다.
이는 배드민턴을 즐기는 대다수의 동호인들이 내뱉는 이야기이다. 특히 테니스나 스쿼시를 잘치면 으레 배드민턴도 잘 칠 수 있을 것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한 회원은 “테니스나 스쿼시를 코치 수준으로 잘 치는 사람들이 배드민턴을 만만하게 봤다가 배드민턴 회원들과 게임을 해 점수를 아예 내지 못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며 “배드민턴은 구력에 따른 노련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신북배드민턴클럽에서는 구력에 따라 회원들의 조를 A조~D조까지 나누고 배드민턴 초보자에게는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면서 신북배드민턴클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 가고 있다.

조명교체, 신입회원 충원 소망
14년간 배드민턴 사랑을 이어온 신북배드민턴 클럽 사람들에게는 두가지의 소망이 있다. 그 하나가 바로 현재 전용구장으로 사용하는 신북초등학교 체육관 조명을 LED조명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체육관 조명이 일반 조명인 탓에 전력소비량도 크고 몇몇 전구는 전압문제로 켜지 못해 운동을 하기에는 다소 어두운 측면이 있다. 이에 동호회에서 군에 요청을 했고 약속도 받아냈지만 여전히 기약 없는 기다림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하나는 신입회원들의 충원이다. 최근 20대의 젊은 회원들이 들어오고 지난해 10여명이 승급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여전히 동호회의 평균연령이 높은 편이다. 14년의 역사의 신북배드민턴클럽의 역사를 더욱 오래토록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회원들이 들어와야 하는 것은 지상과제인 셈이다.
류재장 회장은 “배드민턴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며 특히 여성에게는 다이어트로서 이보다 좋은 운동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신북배드민턴 클럽에서 네트위로 내리 꽂는 스매싱의 짜릿함을 한번 느껴보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