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삼호중공업이 자구책의 하나로 여태껏 임대료만 받던 사원아파트를 분양키로 하면서 노조 측이 사원 복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반발에 나섰다.
지난 13일 금속노조 삼호중공업 지회 관계자 및 노조원 1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최근 회사가 계획 중인 제 3차 사원아파트 분양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노조 측은 "입주민의 반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구조조정의 한가지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분양을 받지 않을 거라면 나가라 한다"고 불만을 성토 했다.
이어 노조는 “60만원이면 퇴직할 때까지 살 수 있는 내 집을 백배가 넘는 돈을 주고 사라한다”며 “이사갈 돈이 있다면 페인트 가루 날리고 외벽에 금이 가서 겨울에 찬바람이 들어오는 사원 아파트에서 왜 살겠느냐”면서 분양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노조 측은 당초 사원들의 복지를 위해 지어진 사원아파트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분양하는 것은 복지의 후퇴이자 외국인 근로자 임대 입소로 사원가족 세대와의 마찰, 치안 등의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에 분양 전환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의 입장은 채권은행으로부터 승인받은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사원아파트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원 아파트 분양가격이 평균 5100만원 내외로 평당(3.3㎡) 210만원대로 평균 연봉이 7000만원대인 회사 직원이 사는 데 부담스럽지 않는 수준으로 인근 대불산단의 같은 평형 아파트가 7000만원 수준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군은 입장이 난감하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원아파트 분양에 대해 어떤 서류도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집회가 열리다보니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사안의 경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보니 행정기관이 개입하기도 애매한 입장이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4월 임직원과 가족,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실시해 회사의 입장과 상황을 잘 설명한 바 있으며, 대출과 급여 분할 상환 등을 통해 임직원의 부담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아무쪼록 회사의 위기 극복과 자구 노력에 임직원과 지역민의 이해와 협조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