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도색공사 불량 시공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전 방위적인 경찰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지방도 801호선 서호면 금강리~시종면 신연리 일원의 차선도색공사가 완료되며, 인근 주민들의 불량 시공 민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토사가 흘러내려 두껍게 쌓여 있거나 잡초 등이 널브러진 구간이 많았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 위에 도색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도로 포장이 평탄치 못한 곳 역시 선행 작업이 전혀 없어 도색이 끊긴 구간도 많다는 지적이었다.     
해당 공사 구간을 찾아 확인해보니 여러 구간에 걸쳐 주민들의 주장과 일치한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종면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내둥 아무것도 안하다가 적당히 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는지 공사를 너무 대충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적지 않은 혈세가 투입된 사업들에 대해 지도·감독이 너무나 소홀한 것으로 보였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라는 생각에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 점검했으며, 원칙이 지켜지는 지역 사회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문제제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차선 도색공사는 전라남도 도로관리사업소가 발주해 총공사비 2억2500여만 원이 투입된 공사로 지난 5월 30일 착공해 사업기간은 착공일로부터 2개월이었다. 주민들은 공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촉박한 상황에서 서둘러 마감만 하려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전라남도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스키드로더와 고압 살수 차량을 동원해 사전 노견청소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후 내린 비로 인해 도로의 상태가 청소작업 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민원 제기에 따라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실시했으며, 문제점이 발견돼 업체에 보수 공사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안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라남도 도로관리사업소 발주의 지방도 도색공사 사업은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도색공사는 ‘청렴계약제’와 ‘부실시공 근절 대상 사업’으로 적용해 발주한 사업이다. 특히 선정된 시공업체는 계약 체결당시 ‘청렴계약 이행 각서’와 ‘부실시공 근절 서약서’를 제출해야 했다.
지난해 광주·전남·전북 지역이 차선도색 공사의 부실·불법 시공에 따른 문제로 한차례 큰 소동을 겪었던 탓으로 보인다. 당시 차선도색 공사 과정에서 명의대여 시공, 불법 하도급, 부실 시공, 저가 도료 혼합 및 규격 미달 시공 등 고질적인 폐해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됐고, 경찰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펼쳐 업계대표들과 공무원들을 무더기로 적발한 바 있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올 들어 전라남도 도로관리사업소의 첫 차선도색 사업이었던 이번 지방도 801호선 도색공사가 주목을 받기에는 충분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실시공’으로 인해 여전히 업계의 안일한 사업 방식에는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 수사는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영암경찰서 관계자는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부실시공 및 불법하도급과 불성실한 관리감독 등 관련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며, 지역 주민들의 바람대로 국가기반시설에 투입돼야 할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겠다”며 “부실·불법 차선도색이 초래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