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가 영암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사업자 입찰에 나선 가운데 과도한 수면임대료와 입찰조건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오는 13일까지 80MW급 영암호 수상태양광 수면임대 입찰 일정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영암호 수면 면적의 2.8%인 1.2km²규모의 호수에 80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공사는 입찰제안서 제출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사업자 선정은 발전설비 구축 및 운영능력을 살피는 기술능력평가와 저수면 임대료와 관련된 입찰가격평가로 나눠지게 되는데 전체 100점 중 기술능력평가는 80점(절대평가 12점·상대평가 68점)이고, 입찰가격은 20점이 배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점방식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발전설비를 구축·운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항목인 기술능력평가는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동소이 하기 때문에 점수 차이는 큰 차이가 없다. 결국, 결국 높은 임대료를 지급하는 업체가 입찰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여기에 공사 측은 이번 입찰조건에서 매출에 10%이상을 임대료로 설정 했을 뿐 상한가를 두지 않아 사업자들이 단순 수면임대권 획득만을 위해 부실시공을 부추기는 행정이라고 꼬집고 있다. 쉽게 말해 기술력이나 수상태양광에 대한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임대료만 많이 내면 낙찰을 받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는 과도한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부실한 구조물이나 부력체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입찰조건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입찰 자격은 최근 5년 이내 단일 건으로 5MW 이상의 태양광발전사업 시행실적 또는 시공실적을 보유해야 하며 컨소시엄 구성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공사 측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발전사업을 할 경우 낙찰자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SPC 설립을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발전사업 특성상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개인 사업자나 민간 사업자가 컨소시엄만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30일 이내에 SPC 설립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은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실제로 영암호 수상태양광발전시설 참여 의사를 밝힌 전남개발공사 또한 농어촌공사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입찰조건 때문에 사업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공고대로 시행할 뜻을 나타내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전력 판매 등 발전사업 특성상 특수목적 법인 설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며 “농어촌 공사 측이 임대료문제와 SPC설립기간 등 현실과는 동떨어진 조건을 내건 이유가 의아스럽다”고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