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숨 막히는 빌딩 숲에서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과 여유로운 시간의 달콤함을 모르고 지내는 일이 대부분이다. 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쁜 일상에 찌들어 사는 직장인들이라면 남들의 방해 없이 나만의 공간에서 모처럼 만의 여유를 즐기는 달콤한 상상을 한번쯤은 해보았을 터.
그러한 의미에서 앞에는 월출산이 한 폭의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는 환상적인 자연경관 소에서 친환경으로 만들어져 더욱 안락한 느낌을 주는 ‘남향재’는 잠깐의 힐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남향재의 가장 큰 장점은 월출산이라는 자연이 만들어준 배경 속에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 간혹 한옥은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여행객들의 우려를 한방에 나려버릴 만큼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아름답고 편안한 숙박업소로 탄탄한 입소문을 얻고 있다.
특히 남향재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2층으로 된 본관 건물이다. 보통 한옥이라 하면 단층의 웅장한 너와지붕이 올라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남향재는 이러한 편견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2층의 웅장하면서도 겨울에는 햇빛을, 여름에는 바람을 붙잡아 두는 전통한옥만의 설계를 그대로 접목시켰다.
전통한옥의 멋에 각 호실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고 각종 가구와 가전, 집기류까지 현대식 편의성도 갖춰져 있어 가족이나 단체가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1만여평 남짓한 펜션부지 곳곳에 60년 이상 향나무와 소나무, 벚나무 등 10종 가량의 고목들이 자리를 하면서 마치 숲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이다.

남향재는 건축학을 전공한 김광민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작품이다. 기존에 알려진 한옥건축 방식이 아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주춧돌을 놓고 서까래와 대들보를 올리며 쌓아 올렸다. 김 대표가 직접 공사를 하다 보니 허리 디스크 5-6번이 터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본관부터 별채 3곳의 창문틀, 손잡이 하나하나까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설계하고 시공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저희 아버지가 어릴 적 대궐같은 양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면서 한옥에서 사시는 게 꿈이셨다”며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 들이고 싶었고 기왕이면 가장 좋게 제 손으로 지어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꿈이 담긴 집이기에 김 대표 입장에서는 허투루 지을 수 없었고 나무를 하나 기둥에 들어갈 나무를 하나 고르더라도 심사숙고를 했다. 공사를 하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설계를 바꿔서라도 안전에 신경을 썼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숙박업을 하려고 했다면 불필요한 과정이었다.
이렇게 느리지만 꼼꼼하게 건축물이 올라가고 김 대표가 한옥 건축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가면서 남향재에 대한 인지도 또한 점차적으로 넓어져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암기예무단의 초대로 영암을 방문한 유럽 합기도 단원 20여명이 이곳에서 여정을 풀면서 다시 한번 남향재의 이름이 세상 밖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도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7월 여름 피서객들을 위해 수영장을 만드는데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김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공사도 직접 하고 있다. 수영장 공사가 완료되면 전통방식의 한증막도 설치해 단순하게 잠을 자고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닌 한옥과 자연, 전통이 함께하는 힐링의 명소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남향재는 전통 한옥건축기법을 기반으로 현재와 과거의 한옥의 멋과 편리성을 추구해 건축했다”며 “내 가족의 꿈과 정성이 소중하게 담긴 곳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한옥펜션이라고 자부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