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마한의 역사 문화를 복원하고 연구하는 구심점이 될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 20일 문화재청은 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현지 실사와 선정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영암군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한역사문화센터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기반해 마한역사문화권 주요 유적의 발굴기록물, 보존유적, 비지정 문화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연구·전시·활용하는 통제탑(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마한 역사문화권 연구를 위한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설립이 본격화되면서 광주광역시와 나주시·영암군·해남군, 전라북도 익산시·완주군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 왔다.

영암은 마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고분 50여기가 밀집된 형태로 발굴되는 등 시종면을 중심으로 여러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영암군은 1992년 창립한 마한역사문화연구회를 지원하며 각종 학술대회와 마한문화축제를 개최하여 마한 역사 알리미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다져왔으며, 다양한 마한 유물 발굴과 마한학술세미나를 여러 차례 개최한 바 있다. 또한 2004년 마한역사공원을 건립하고 2015년부터 ‘마한문화축제’를 운영하는 등 그동안 마한문화 연구에 앞장서 왔다.

영암군은 지난달 17일 이번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며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왕인문화축제 개막식를 비롯해 주요 행사마다 군민과 향우의 염원을 담은 결의대회와 퍼포먼스, 음악회 등을 통해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최종 후보지로 낙점받게 됐다. 
이에 따라 영암군은 앞으로 연구 조사를 거쳐 센터 설립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문화재청 산하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마한역사문화센터가 들어설 후보지의 입지 여건을 분석하고, 운영 기본 계획 등을 수립하는 내용의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는 오는 9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어 총사업비 400억원을 들여 2025년 착공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의 규모로 아카이브(기록보관소), 문화재 전문도서·자료관, 연구·교육시설, 전시·체험관 등을 갖추고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다만 센터 설립 위치에 대해 지역 내에서 논란이 예견되고 있다.
마한역사문화센터 설립 예정부지가 유치 확정 직후 ‘삼호읍 나불리’의 구)영산재 앞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난 한 달 동안 수많은 범군민 유치 활동이 펼쳐진 바 있었지만 설립될 예정부지가 당연히 시종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이에 허탈해하는 시종면민들을 비롯해 다수의 지역민들은 나불도 유치에 대해 여러 의문을 표출하고 있다. 

시종면에 거주하는 A씨는 “마한과 관련된 시설이기에 당연히 시종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추진했는지, 그동안 왜 삼호읍이라는 사실을 숨겨왔는지 모르겠다”며 “영암군에 단단히 속은 기분이다”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편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으로, 진한·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을 이뤘다. ‘삼국지’ 동이전 등에 따르면 마한에는 54개 소국(小國)이 있었으며 규모가 큰 집단은 1만여 가(家)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마한이 영산강 유역에서 6세기 초 무렵까지 세력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