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손을 물린 집주인 사모님은 후유증 없이 퇴원하였고, 일상이 회복되면서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들이 다치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오히려 본인이 액땜한 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렇게 비가 많았던 5월을 보내면서 어느새 업무 시간 전에 출근하여 전라남도청과 영암군청 게시판 열람이 루틴이 되었다. 귀촌을 하고 나니 귀농귀촌 지원사업을 유독 관심있게 보게 된다.

지원 대상이나 사업 신청 자격이 되지 못하는 사업이 대다수이지만 5월 중순에 본 ‘2023년 영암군 귀농귀촌인 기념수 조성사업 공고’는 자격이 되어 신청을 준비했다.

요지는 귀농귀촌한 주민이 자기 집 마당을 가꾸며 영암에서의 삶을 잘 영위하길 바라는 환영의 의미로 군화인 매화나 유실수를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몇가지 조건이 있으나 충분히 수용 가능했다. 군청 고시/공고 게시판을 통해 자료를 출력해서 주관하는 인구청년정책과 귀농귀촌팀에 전화를 했다. 영암읍사무소 산업경제팀에 서류 접수하도록 안내를 받았다.

영암군에 주택을 소유한 귀농귀촌인 및 출향인 10가구만 선정한다니 마음이 급했다.

바로 읍사무소를 찾았다. 전입하러 갔던 읍사무소는 심적으로 편안했다. 내가 군민으로 전입신청을 한 역사적 장소이니까.

산업경제팀 푯말을 확인하고 앞에 앉아있는 여성분께 “실례합니다. 귀농귀촌인 기념수 조성사업 신청하려고 하는데 여기서 접수받으시나요?” “네? 잠시만요” 라고 답을 했다. 아마도 산업경제팀 보조업무자였던 것 같다. 정확한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옆자리 주무관에게 방문한 민원인이 있음을 알리는 듯했다. 옆자리 주무관은 내게 묻는다.

“어떻게 오셨나요?”

“네. 군청 게시판에 등록된 지원사업을 신청하려고 왔습니다”

“군청으로 가셔야 할 텐데요..”

“군청에서는 읍사무소 산업경제팀에 접수하도록 안내 받았습니다”

“잠시만요” 본인 앞에 있는 주무관에게 군청 지원사업 중에 우리 부서에서 접수받는 사업이 있는지 묻고 있다. 또 다른 주무관이 내게 다시 묻는다.

“선생님 어떤 사업인데요? 저희는 전달받은 내용이 없는디...” 혼잣말처럼 하는 말에 나는

“사업명은 귀농귀촌인 기념수 조성사업 신청인데 읍사무소에 접수하도록 안내를 받았습니다. 군청 인구청년정책과에서요”

“네. 잠시만요. 음~~확인해보니 지원 접수는 저희팀에 하는 것이 맞는데 지금 팀장님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서 오늘 접수가 어렵겠는데요”

난 팀장님 부재중에는 상담도 어려운지 물으려는 사이 어디선가 과일을 담은 접시와 다른 한 손에 포크를 든 직원이 나타나 읍사무소 직원들 입에 한 조각 씩 넣어준다. 친절하게 자리마다 돌면서 앉아있는 직원들 입에 넣어주고 또 자연스럽게 먹는 서로의 모습이 처음은 아니지 싶었다. 산업경제팀 자리를 돌고 다른 곳으로 유유히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한 동료애로 가족 같은 사무 환경과 분위기가 넘치는 곳이라도 민원인이 방문하여 실무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는 중인데 그 누구도 개념치않는 모습과 상황이 당황스럽고 민망했다. 모쪼록 내가 어쩌다 겪은 보기 드문 상황이길 바란다.

입에 과일을 문 주무관은 팀장 부재중에는 접수가 어렵다길래 자료 중에 궁금한 내용이 있으니 설명이라도 해줄 수 있겠냐는 내 말에 앞에 있는 선배인 듯한 주무관이 설명해드리라는 그들만의 대화가 오갔다.

결국은 사업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는 담당자에게 난 신청서 작성 방법과 안내를 아쉽게 받고 읍사무소를 나왔다. 산업경제팀 5명 책상 맞대고 있는 공간에 관심도 없는 민원인이 되어 앉을 자리 안내도 없이 내내 서서 같은 말을 반복하며 교무실 불려 온 학생처럼 불편한 응대를 받고 나왔다.

민원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워 보기는 처음이다. 지원을 받고 자 찾은 자리여서 피해의식이 있었나 생각도 해본다. 내가 괜한 자격지심이 생긴 건가 생각이 들어 사업 신청을 말아야지 했었다. 선정되어 사업 종료 후에 영암군에서 진행되는 귀농귀촌 관련 프로그램 및 정원개방에 적극 참여하는 조건이 있었다. 나처럼 귀촌을 고려해서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겠다 싶어 지원 접수 서류를 준비해서 사업 신청 마감 이틀 앞두고 다시 읍사무소를 찾았다. 작성해온 서류를 전에 상담했던 주무관에게 접수했다. 팀장에게 전하겠다길래 보시고 누락 사항이나 내용이 부족하면 연락을 주시도록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식재 포함하여 조경 견적서가 필요하단다. 조경업체에 요청한 견적서가 마감일까지 오지 않아 기한 내에 자료 접수를 하지 못해 끝내 기한 내에 접수하지 못했다. 7월까지 사업희망자 조사와 사업자 선정 등 이후 일정 안내가 있었으니 앞으로 나올 보조사업 완료 보고가 궁금하다.

집수리가 마무리되면 수국과 작약 그리고 식재로 신청했었던 꽃이 작고 향 좋은 멀구슬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공무 서류와 시스템은 민에게는 참 불친절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원인은 개인이고 이를 처리하는 기관은 단체이고 다수이니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에 동의가 된다. 이 동의에는 불친절한 시스템을 이용하는 민을 돕는 공무원의 친절로 그 부재가 채워지고 해결되어야 한다가 전제되는 것 아닌가. 난 질 좋은 민원 서비스를 받고 싶다. 영암군민의 한 사람으로!! 아니 나이스한 군민이 우선인가?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