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되었는데 아무것도 바뀐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도 말이죠”
지난 22일 낭주중학교(교장 김동희) 학생회장인 윤효상 학생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이날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한 학교에서 계기교육이 열렸다.
성인이나 대학생들이 마련한 세월호 관련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열렸지만 중학생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기획한 추모행사는 지역에서 낭주중학교가 유일했다. 행사는 학생회장인 효상 학생과 학생회 27명의 제안을 학교 측이 받아들이면서 열리게 됐다.
특히 낭주중학교 학생자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발적으로 모여 추모행사 추진팀을 구성하고 추모행사 1~2주전부터 아이디어, 기획회의를 이어오는 등 다듬는 작업을 거쳐 이번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물론 약간의 선생님의 도움도 있었지만 학생회가 직접 준비했고 참석여부도 누구의 강요도 아닌 전교생 97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뤄진 행사였다.
학생들은 추모행사에 앞서 지난 12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2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아픔을 또 다시 가슴 속에 되새겼다. 그리고 동영상을 제작했다. 학생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내용을 담은 3분18초 분량의 동영상과 진도 팽목항을 다녀온 학생들의 이야기와 느낀 점을 담은 1분17초 분량의 동영상 총 두 편을 제작했다. 동영상에는 분향대 앞에 단원고 학생들이 살아생전에 좋아했던 것들로 하늘에서라도 마음껏 먹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놓여 있는 음료와 다양한 종류의 과자, 진실에 대한 갈망이 깊게 배여 있는 현수막과 노란 리본 등이 담겨져 있었다.
세월호와 관련된 영상이 상영되자 강당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년 전 세월호의 아픈 기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학생회가 직접 세월호 참사의 현장을 가서 보고 느낀 점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아 학생들에게 전했기 때문이었다. 추모 동영상 시청이 끝난 후에는 학생회장단의 추도 편지 낭독이 이어졌다.
윤효상 학생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진도 팽목항에는 분향소와 현수막, 리본 등 변하지 않았습니다”며 “아직 선체인양,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이 나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세월호를 빨리 인양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적으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결국 더 많이 잊게 되고 잊혀 질 수 있다”며 “학생들 스스로 ‘잊지 말자’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어른이 됐을 때 그러한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말고,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노란색 종이에 희생 학생들을 향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어 고이 접은 종이비행기를 천장 높이 띄워 보내며 하늘 끝까지 닿기를 바랐다.
홍지우 부회장은 “세월호가 진짜 일어나면 안되는 일인데 일어났고 우리 또래의 언니, 오빠들이 희생 됐잖아요. 근데 2년이 지나도 바뀐 것은 없어요. 이렇게 감추고 숨기려고만 한다면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숨김없이 제대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언니 오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라며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