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영암여자중학교 3학년 김지혜입니다.
재작년에 오늘처럼 벚꽃이 떨어지고 새 잎이 돋을 즈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있었습니다.
잊어서도, 잊을 수도 없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그일,
언니 오빠들을 잃은 세월호 사건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떠나는
친구와의 신나고 즐거운 여행에 대한 꿈을 한아름 싣고 배에 올라탔을 텐데...
전날 밤 잠을 잘 이루지 못 할 정도로 행복한 여행을 꿈꾸며 설레었을 텐데...
그 마음과 그 꿈들을 저 빛도 없이 차갑고 깜깜한 바다에 가둬버린
나쁜 사람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 나쁜 사람들은 아직도 제대로 된 벌마저 받지 않았습니다.
총 책임자인 선장은 수많은 푸르른 꿈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에 대해
변명만 하며 양심의 가책도 못 느낀 듯 낮은 처벌을 원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억울함과 분노 때문에 이 곳에 당당히 서서
그 사람들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언니, 오빠들을 그렇게 만든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몇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음에도 왜 구하지 않았는지 알기 위해서 말입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언니, 오빠들과 같은 안타까운 희생이 또 일어나지 않기 위해 매년 4월 16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진도 팽목항은 2014년 4월 16일 그 후로 시간은 꼼짝 못하고 멈춰있습니다.
제가 팽목항에 방문 했을 때는 그 땅과 바람, 파도마저 언니, 오빠들의 슬픔을 기억하는지 몹시 매섭고 차가웠습니다.
그 속에서 언니, 오빠들의 가족들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싸우시다 지치셨는지 힘이 빠져 많이 아파보였습니다.
게다가 언니, 오빠들의 이야기를 하실 때마다 눈물을 흘리시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팠는지요.
특히 언니의 엄마께서 하신 말씀은
“저희는 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일과 같은 다른 희생이 또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죠.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은 아직 지지 않았다는 것을요” 이셨는데...
얼마나 간절하게 이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라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진실을 알고 싶은 게 간절하고, 저희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시는데 왜 정부는 외면하는 것일까요?
분명 저희가 원하는 것은 돈도, 법의 보상도 아니고, 진실 하나인데...
세월호 사건 뒤에 감춰진 그 진실 하나만을 바라는 것인 데도요.
그리고 언니, 오빠들의 희생으로 삶의 모든 걸 잃고 몹시 힘들어하시는 부모님께서는
오늘도 언니, 오빠들의 억울한 희생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시고 계십니다.
그러니 언니, 오빠~!
부모님의 바람대로 부디 더 편안한 곳에 편히 쉬고 계시길 바랍니다.
매년 추모제를 할 때마다 그 빛이 언니, 오빠들의 못다 이룬 꿈을 가져다 줄 테니
언니, 오빠들이 웃을 때까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 빛을 끄지 않을 겁니다.
그럼 그 빛과 언니, 오빠들의 별이 하나 되어 어두운 밤하늘을 밝혀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언니, 오빠들 모두가 앳된 미소로 웃을 수 있을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또한 절대 잊지도, 외면하지도 않을 겁니다.
다시 한 번,
갓피어난 꽃들이 물속에 잠겨 울지 않기를,
그리운 꽃들이 다시 아름답게 활짝 웃기를,
예쁜 꽃들이 다시 향기롭게 꽃향기 퍼뜨리길 염원합니다.
4월 16일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2016년 4월 15일 김지혜 드림

<영암여중 3학년  김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