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선거구 획정 문제에 영암·장흥·강진 지역구 역시 통폐합 대상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선거구 획정 논란이 시작됐다. 헌재 결정에 따라 올 12월 31일까지 선거구 구역표 개정 시한이 정해짐으로서 정당·지역·의원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리며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시 헌재 결정을 기준으로 중앙선관위가 인구 상·하한선에 의해 62곳을 통폐합 대상이라 밝혔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위태롭기는 했으나 ‘영암·장흥·강진 지역구’는 하한 기준보다 530여 명이 많아 통폐합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에서 밝힌 바로는 행정자치부의 2월 말 기준 인구통계를 보면 총 인구수는 더 늘어났고, 인구 상·하한선도 각각 27만8376명, 13만9189명으로 300여 명이 늘었다. 앞으로도 인구수에 비례해 상·하한 인구 기준도 계속 올라 내년 총선 인구 기준일이 될 것으로 보이는 연말에는 13만9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영암·장흥·강진 지역구’ 인구는 3월 말 현재 13만8981명으로, 현 시점에서 200여 명이 부족해 통폐합 대상으로 전락했다. 더군다나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9개월 전보다 1530명 줄어든 것에 비춰볼 때 연말에는 13만74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구 하한 기준보다 2200여 명이 부족해 지역구 통폐합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단순하게 ‘인구 끌어모으기’를 통해 지역구를 지키려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전남의 인근 지역구 역시 비슷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위적인 노력보다는 국회와 선관위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주홍 의원, ‘고향투표제’ 발의
선관위,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편 주장 봇물
한편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개편 등을 다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야 의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보고받고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농어촌 지역 등 지역구 통폐합 위기에 몰린 의원들이 ‘면적이 큰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무시한 헌재 결정’에 반대하며 헌법소원을 제출하는 등 결사 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황주홍 의원의 경우 ‘유권자의 의사에 따라 주민등록지나 등록기준지를 선택해 해당 선거구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국회 내에서도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 중이다.
또, 선관위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지구당 부활 등을 제안한 상태다. 김용희 선관위 사무총장은 “의원 정수 300명으로는 (선거구 조정이) 어렵고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당위성과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 상·하한선에 부합하지 않는 지역의 선거구역을 조정하다보면 주변 지역에 ‘연쇄 효과’가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참에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전체를 손보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인해 ‘정당별 지역 독점’의 폐단이 사라질 것을 기대하며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