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것이 하늘에서 내려주신 천직이라 생각하며 한평생 농부로 살아온 부부가 있다. 특히 이 부부는 배꽃이 필 무렵 매년 ‘배꽃 축제’를 열고, 1년동안 배나무를 분양받아 직접 체험하고 수확할 수 있는 배나무 분양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함께 하고 있어 주변농가에 귀감을 사고 있다. 
약 7400평 규모의 대규모 농장에 배나무 1000여 그루를 심고 배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빈·이경자씨 부부를 도포면 덕화리에 위치한 두레농원에서 지난 21일 만났다.
이 부부의 배 농사 경력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사의 시작은 남편인 임상빈씨 어머니가 야산을 개간해 수박을 재배하면서 시작됐지만, 이후 농사를 짓는 것이 힘들어 배 농사로 바꿨다.
남편 임씨는 평생 도포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이곳이 배 농사를 짓기 위한 토양과 기후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부부가 키우고 있는 배 품종은 ‘신고배’로, 배 품종 특성상 자가 수정이 어려워 인공 꽃가루인 수꽃 수분수를 활용해 수정을 하고 있다.
벌 등 매개곤충을 활용한 자가 수정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수정용 꽃가루를 증량제와 섞어 인공수분을 진행하고 있지만 배 밭에 공급하는 퇴비 만큼은 아미노산과 깻묵 등을 섞은 질좋은 천연재료를 사용하면서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편 임씨는 “천연비료를 사용해야 맛이 좋고 당도 높은 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질 좋은 퇴비 제조는 과실의 품질을 높이면서도 건강한 토양을 유지시킬 수 있는 비법이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이 부부가 매년 생산해 내고 있는 배 과수량은 약 14톤에 이르지만, 지난해에는 과일 가격 하락으로 인해 고생한 보람만큼 수입을 얻지는 못했다.
부인 이씨는 “농사는 기후와 토양 등의 여러가지 변수가 많다”며 “농사를 짓는 것이 고되고 힘들더라도 천직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웃었다.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두레 농원’은 좀 색다른 면이 있다. 배꽃이 피는 시기가 다가오면 배나무를 분양받은 이들을 초청해, 간단한 점심과, 숯불구이, 막걸리 등을 마실 수 있는 배꽃 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부인 이씨는 “배나무를 분양받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선사하고자 시작한 작은 일이 배꽃 축제로 발전됐다”며 “앞으로 영암배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분양받은 배나무를 구경하는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