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운동회 이름을 공모합니다’
지난 13일 삼호서초등학교(교장 김연화) 홈페이지에 눈길을 끄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었다. 내용은 다가올 5월 1일에 열리는 운동회의 이름을 공모한다는 것이다. 4학년부터 6학년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던 이 공모전이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학교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
올 봄 삼호서초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김연화 교장의 교육 방침이다.
조춘해 교감은 “평소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교육에 있어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기회를 많이 부여하도록 노력한다”며 “열린 교육을 실천해 어린이들이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이 주인공인 운동회의 이름을 직접 지어보도록 했다는 것이다.
공모전에 전교생이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오직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서 응모할 수 있었기에 시간상 여유가 없어 고학년만 참여토록 했다. 각 학급당 1개의 이름을 뽑아, ‘스티커 붙이기’ 로 진행된 투표는 학생 238명 중 211명이 참여해 최우수작은 총 13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어울림 운동회’으로 결정됐다. 기타 의견으로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가 50표, ‘삼호서초 혼자가 아닌 모두의 운동회’가 16표, ‘개나리 운동회’와 ‘삼호가족 추억 만들기’가 각 9표 씩 얻었으며, ‘도라도란 운동회’가 3표를 얻었다. 1위에 뽑힌 6학년 김중림 어린이에게는 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운동회 당일 열릴 예정이다.
김중림 어린이는 “올해가 학교에서의 마지막 시간인 만큼 6학년을 뜻있게 보내고 싶어 참여했다. 모두가 함께 이름을 짓고 어울려 한마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어울림’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호서초등학교는 운동회 이름 공모전 외에도 교내 학생회 주체로 ‘도서관 자치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를 운영하는 자치문화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앞장서 교내의 고장이 난 기기와 낡은 물품들을 교체해주도록 건의했으며 학교 홈페이지에 좋은 글만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선플 달기 운동’도 시작해 높은 참여율과 함께 악플들이 사라지게 됐다고 한다.
또한 삼호서초등학교는 ‘나보다는 우리를, 우리보다는 모두를’이라는 교훈으로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 해야지’라는 생각이 몸에 익힐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자유와 권리를 가지며 공동체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열린 교육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