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지역 봉사를 하는 의료사업단체 대표로 단상 위에 참석한 보건소장과 농촌지도소장을 우러러보며 나중에 어른이 되면 그들처럼 내 고향의 발전을 위해 의료사업을 하겠다고 꿈꾸던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자라면서 꿈을 이루기까지 여러 길과 마주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초등학생 때 품었던 오랜 소망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기에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소년은 곧 개원 예정인 ‘기(氣)찬 한의원’ 원장 김승주(37세)씨다.
지난 13일, 기찬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김승주 원장은 개원준비로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리저리 숨 돌릴 틈 없는 그에게 잠시 여유가 생겼을 때,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 원장은 영암 출신으로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녔다.
그 후 광주 삼육고등학교를 거쳐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에 입학해 졸업 후 교직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래의 꿈은 한의사였기 때문에 교사생활에 매너리즘을 느꼈고, 과감히 교단을 떠나 동신대학교 한의대학에 편입하게 된다.
수학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었을 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김 원장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다고 한다. 이에 김 원장은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지만, ‘하면 된다’는 자신만의 강한 믿음과 의지를 불태웠고, 드디어 올 2월 졸업과 동시에 고향인 영암으로 내려와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을 실현하고자 한의원을 개원하게 되었다.

김 원장은 영암 지역에서는 드물게 2인 체제로 진료할 예정이다.
한의원의 특성상 전반적인 진료는 한의사 1명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대부분 혼자서 도맡아 한다. 그러나 기찬 한의원에서는 과거부터 전해져온 고전 한방 치료뿐만이 아닌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첨단의료기술을 도입해 병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분석하고 환자의 체계적인 맞춤 진료를 위해 전문가 교수와 함께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선배이며, 현재 한약재산업학과 겸임교수를 하고 있는 김봉규 교수와 둘이서 진료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함께 진료하다 보면 둘이서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상호 보완적으로 치료를 하면서 김승주 원장은 주로 홍채진단을, 김봉규 교수는 체열진단을 맡을 예정이다.
그리고 그 외 진료과목으로는 여성·부인 클리닉, 소아·청소년 클리닉, 관절 통증 집중치료, 초음파 물리치료, 약침·왕뜸 전문시술이 있으며, 이 중에 특히 효소해독 찜질은 한약재와 발효액, 톱밥, 편백을 배합해 신체의 노폐물을 빼내고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로 기존의 왕뜸보다 몇 배는 더 효과가 있으며 주로 만성 암 환자, 중풍 후유증, 비만, 피부병, 화병, 갱년기 스트레스, 몸이 차가운 사람 등 다양한 환자들에게 유용한 치료라고 한다.

오는 18일 영암읍 향군회관 1층에 개원하는 기찬 한의원.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 오후 4시까지이다. 그리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진료를 한다.
한의원 진료 외에 고향 영암을 위한 지역의료 봉사나 보건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 있다는 김 원장은 "한의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氣)다. 기의 고장이기 때문에 한의원 이름도 '기찬 한의원'이라고 정했다"며 "지역의 양·한방 병원과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가 되어 군민들의 건강을 위해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고향의 발전을 위해 품어온 꿈을 이제 곧 실현하는 김승주 원장의 기통 찬 진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