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누구나 한번쯤은 스승의 날에 이같은 노래를 부르며 선생님의 가르침에 고마워 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사회적으로 학생들에게 미래를 이끌어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삶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최정희 선생님을 영암여고 보건실에서 만났다. 
군서면 동계리에서 태어난 최 선생님은 지난 1979년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이수를 한 뒤에 곧바로 영암여고에 교련 담당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교직 생활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최 선생님은 “간호사로 일하면 온 종일 일에 매달려야 해서 피곤하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며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길을 가게 됐다”고 밝혔다.
영암여고 한 학교에서만 37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최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있어 성실하고 공평하고, 지켜봐 주면서 배려하는 알찬 교육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이념은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당시 중학교 담임 선생님이 다른 고등학교로 전출을 갔는데, 그 선생님을 쫒아 같은 고등학교로 같이 진학하게 됐고 2학년 때 같은 반으로 옮겨달라고 해서 3학년까지 인연이 쭉 이어져 왔던 것이다.

최 선생님은 평소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이 선생님의 교육이념을 늘 생각하고 실천한 덕분인지 학생들은 영심이, 팬더 등 최정희 선생님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등 지금은 최고로 인기 있는 보건 선생님으로 거듭났다.
최 선생님은 “학생시절에는 항상 단정하고 바른 자세로 수업에 임해 얌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며 “이 별명은 당시 사회과 선생님이 지은 것으로 얌순이와 영심이 비슷하지 않냐”며 웃었다.
최 선생님은 영암여고 졸업생인 최민숙씨와 임정란씨를 가장 기억나는 제자로 손꼽았다. 최민숙씨는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학생으로 당시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 지금의 학생회장격인 교련 연대장으로 발탁했다.
최 선생님은 “이 학생은 중학교 때에는 그리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교련 연대장을 맡아 책임감 있고 성실한 태도로 주목을 받아 지금은 나와 같은 선생님의 길을 가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또한 임정란씨는 경찰관이던 남편이 폭력사건의 피해자로 식물인간이 되고, 병으로 고생한 남편을 대신해 집안 가장 노릇까지 하며 고된 삶으로 힘들어할 때 시아버지와 함께 어느덧 불쑥 찾아왔다. 이때 최 선생님은 그리움과 반가움이 얼마나 컸는지 임씨의 손을 덥석 맞잡고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최 선생님은 15년 전 야간 자율학습 지도 교사를 맡았을 때의 기억을 더듬이며 당시의 아련한 추억을 회상했다. 
최 선생님은 “15년 전 야간 자율학습 지도 교사를 맡았는데, 밤 늦도록 눈이 오면서 아이들의 귀가 길을 걱정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이러한 내용으로 한 학생이 MBC라디오에 ‘선생님의 눈물’이란 사연을 보내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 선생님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때론 어머니같이 열린 마음으로 학교를 떠나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제자들을 늘 생각하고 또한 지금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보건실을 찾아올 때는 편안히 쉬게 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교직 생활이 4년 남짓 남아 있어 곧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최 선생님은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와 함께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워킹 엄마들을 위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