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미암 간 819번 지방도로 가로수 식재 사업
벚나무 옮기고… 매연·병충해 취약한 소나무 심어
전형적인 졸속행정과 예산낭비 지적

영암군이 실시하고 있는 819번 지방도로의 ‘가로수(소나무) 식재 사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벚꽃 길로 조성되어 있음에도 기존에 심어져 있던 왕벚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소나무를 심어 졸속 행정과 더불어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소나무는 가로수로는 부적합하다는 전문가의 의견까지 나오고 있어 해당 가로수 조성사업을 굳이 할 필요가 있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암군은 지난 2012년 군서 월곡 ~ 도갑사 구간에 9000여만 원을 투입해 왕벚나무 100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조형 소나무 100그루를 새로 심었다.
지난 2013년에는 서구림리까지 구간에서 왕벚나무 150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고 일반 소나무를 180그루 식재했으며, 지난해에는 군서 서구림 낭송정 ~ 서호 화송 화소 구간에 일반 소나무 158그루를 식재했다.
올해는 미암 선황까지 구간에서 157그루를 심는 등 지난 3년 동안 약 3억4000만원을 투입해 819번 지방도로에 대한 가로수 심기를 완료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벚꽃 길’이 조성되어 있는 도로에 굳이 벚나무를 옮기면서까지 소나무 식재를 해야 할 이유에 대한 물음에 영암군은 “왕벚나무의 꽃이 봄에는 활짝 피었다가 빨리 지면서 사시사철 푸르름이 유지되기가 어려워 군민들에게 쾌적한 녹지공간을 제공하고자 이 같은 소나무를 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소나무가 가로수로는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소나무가 경관을 아름답게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소나무는 공해와 병충해에 약하고 이에 따른 관리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
한 조경 전문가는 “819번 지방도로는 영암에서 목포로 가는 길목이어서 차량 통행이 잦은 편이다”며 “소나무는 매연 등에 취약한 것은 물론이고 병해충과 전지 작업 등의 관리비용이 다른 가로수에 비해 많이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또 “소나무는 비바람에도 쉽게 쓰러져 교통사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 서호 화송 화소 구간에 심은 소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누워있는 등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한편 사업 시행업체는 영암군 조례에 명시된 가로수 식재 기준에 따라 가로수 8m간격으로 왕벚나무 네 그루 사이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하지만 일부 구간에는 이를 무시하고 식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영암군은 “사업을 위탁해서 제대로 심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며 “조경업체가 가로수 식재 기준을 잘 지켰는지 앞으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