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점이나 되나”
“몰라 점수를 정확히 기억해야 하는디 경기하다 보니까 잊어버렸어”
“아따 공이 잘 굴러가구먼. 한데 자네가 너무 잘해서 나랑 실력이 잘 안 맞아”
“에휴 공이 돌아버렸구만 어때 한수 물러주면 안되나?”
“같이 나이 먹은 처지에 한수가 어디 있어? 그날 컨디션에 따라 이길수도 있고 질수도 있지”
지난 1일 오후 영암군 공설운동장 내에 위치한 전전후 게이트볼 경기장에서는 여름같은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체장애우 어르신 5명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바로 지난 4일 무안에서 열린 장애인체육대회에 참석한 영암군 론볼팀 선수들이 잠시 연습을 멈췄다.
영암군 론볼팀은 2000년 영암군지체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우들이 참석해 만들어진 후 도 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비롯한 다양한 메달을 거머쥐었고, 지금까지 15년 동안 계속 이어진 팀이다.
양상문 회장은 “론볼은 장애우에게는 매우 적합한 경기다”며 “지금은 나이가 들어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매우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또 “작은 공으로 볼링같이 굴리면서 하는 경기인 만큼 큰 무리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며 “경기를 하면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우의도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 회장은 “팔과 허리 근육을 많이 이용해서 재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과 항상 웃으면서 연습하다 보니 늘상 즐겁다”고 말했다.
양 회장 이외에도 박광열씨·오영오씨·김영복씨·최정목씨 등 4명도 마음껏 기량을 닦고 있었다.
1급·4급·6급의 장애를 안고 있는 이들은 장애인대회에 나가기 일주일전부터 매일 전전후 게이트볼 경기장을 찾아 하루 서너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맹 연습에 들어가 장애인대회에 참가했다.
론볼 개인전 단식으로 출전했던 박광열 선수는 “이렇게 장애우를 위한 스포츠 운동인 론볼이 있다는 것이 매우 즐겁다”며 “론볼 경기에 참가하기 전에는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으로 인해 하루가 매우 심심했지만 지금은 일상이 매우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웃었다.
론볼은 지난 1929년 영국에서 처음 탄생됐고, 장애인 경기는 1960년 영국의 스토크맨드빌 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선수들이 처음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다.
잔디 경기장에서 볼을 굴려가며 시작하는 의미에서 ‘론볼’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경기방식은 적이 되는 공인 ‘잭’을 먼저 굴려놓고 공을 근접시켜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공이 완전한 구형이 아니라서 휜 경로로 굴러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