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를 살처분한 축산농가들을 생각하면 저희들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죠”

지난 10일 신북면 하수종말처리장 안에 위치한 조류인플루엔자(AI)거점방역통제 초소 앞 입구에는 전방 500m 서행 가축 방역 중이라고 적혀진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거점 방역통제 초소 앞에는 지나가는 차량을 멈추게 하는 발판과 소독약 살포를 할 수 있는 서너 개의 노즐 등도 준비돼 있었다.
이날 야간 근무자인 서재현(영암군 홍보교육과)씨는 오리와 닭, 사료, 오리 부산물 등을 적재한 차량들을 소독했다.
서씨는 일지를 살펴보더니 진도, 나주, 영산포에서 오는 차량들은 대략 60여 대로 전날에는 장날이라 그런지 더 많은 차량이 방역초소를 거쳐 갔다고 말했다.
이같이 그는 수많은 차량들을 일일이 체크하고, 소독을 했다는 검사필증을 차량 운전자들에게 건네주는 등 AI 확산 방지를 위해 여념이 없었지만 속도를 늦추지 않고 지나가는 한 차량이 눈에 띄자 서씨는 이 차량을 멈추고 소독약을 곳곳에 세밀히 뿌렸다. 
서씨는 “가끔 통제초소를 지나갈 때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차량들도 있다”며 “AI 방역을 위해 차량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여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소독약을 피하려는 차량들을 멈추다 보니, 연이어 뒤에서는 수십 대의 차량들이 대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얌체 차량을 적발하고, 소독약을 세밀하게 차량 곳곳에 뿌리는 것은 방역초소가 위치한 지리적 위치가 진도와 나주 시종 도포, 광주 등으로 빠져나가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날이라도 되면 방역 초소를 빠져 나가는 차량들이 적게는 60대에서 많게는 100여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서씨는 오후 6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근무하는 야간조에 편성됐다. 방역초소는 영암군 공무원 2명이 주·야간 조로 대략 15시간씩 2교대로 이뤄지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오후 7시 30분쯤이 되자 근무요원들은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저녁식사는 방역업체에서 마련해 주는 도시락으로 대충 처리했다.
서씨는 “살처분한 축산 농가를 생각하면 이같은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