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중학교(교장 오한석)는 10일 기말고사가 끝난 학생들을 위해 5·18의 상처를 다룬 연극 ‘애꾸눈 광대’의 초청 공연을 가졌다.
교내 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학생들이 연극을 보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큰 봉우리인 5·18 정신을 계승하고, 당일 끝난 시험으로 누적된 스트레스가 해소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다.

공연은 삼호중학교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5·18 유네스코 등재’에 관한 동영상을 상영한 후 시작했으며, 애꾸눈 광대가 노를 저어 배에 싣고 온 ‘사람을 찾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얼굴이 지워진 한 남자의 커다란 몽타주를 무대 왼편에 세워두고 애꾸눈 광대, 코러스 남녀 1~2(애꾸눈 광대의 내면을 상징)가 출연해 애꾸눈 광대의 삶을 통한 5·18 당시의 상황을 연기했다. 그리고 극 중간에 짤막한 애니메이션을 삽입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애꾸눈 광대가 직접 노래와 춤, 성대모사, 물구나무 서기, 마술 등을 선보이며 학생들과 소통하고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또한 공연 도중 학생들을 향해 “삼호중학교 학생 여러분, 늘 부모님께 효도하고 학교도 성실히 다니면서 현재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늘 감사해야한다”고 외치면서 “직접 겪어보지 못해 이해할 순 없어도 이번 연극을 보고 조금이라도 5·18의 역사를 알길 바라며, 5월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애꾸눈 광대’는 1980년 5월을 온몸으로 관통한 한 사나이가 우스꽝스러운 광대분장을 하고,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그 시절의 아픔을 진지함보다는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치유와 희망을 얘기하는데, 특히 주인공 ‘애꾸눈 광대’ 역을 맡은 이지현 씨는 연극인은 아니지만 실제 5·18을 겪고 진상규명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온 당사자로서 계엄군에 의해 잃은 자신의 한쪽 눈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 국가가 외면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2000년 당시 18세의 나이로 가출한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 ‘민철’을 찾고 화해하기 위해 2011년부터 현재까지 무대에 올라 광대가 되어 전국을 헤매고 다니는 내용을 연기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한 학생은 “후반부에 등장한 광대의 아내가 ‘가족도 못 챙기면서 데모가 무슨 소용이냐?’며 질타할 때, 죄인처럼 바닥에 엎드려 소리 없이 몸을 떨고 온몸으로 울부짖는 광대를 보면서 잊고 있던 역사의 참상, 죽음과 공포, 가족의 해체를 겪었을 그네들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삼호중학교는 무지개학교로서 4대 과제 중 특히 ‘문화 바꾸기’를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문화 바꾸기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인 민주 학교로서, 학교가 학생을 존중하는 풍토와 학생 중심의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시험이 끝난 이후, 형식적 운영을 탈피한 보다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특별 교육과정으로 삼호 으뜸겨루기 대회(공부 외에 학생들의 다양한 장기를 겨루는 교내 대회), 외부 초청 공연 및 초청강연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5·18 초청 공연도 여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