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 사실관계 명확히 하라
학교 폭력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체 학생 모두 연관된 문제로 보고
삶을 책임지는 ‘바른 교육’으로 이끌어야

지난 14일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학생이 훈계하는 여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합창경연대회를 대기하던 3학년 남학생이 “조용히 하라”며 훈계하는 학년부장 여교사의 종아리를 걷어찼다고 한다. 학생의 우발적 행동에 대해 교사는 “용서를 구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사건을 지켜본 사람이 많았기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고, 충북도교육청은 해당 학생에 대해 ‘등교정지’ 처분에 이어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 후 처벌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북 안동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달 24일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흡연 문제를 꾸중하는 담임 여교사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이에 놀라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함께 있던 교무실로 피신한 담임 여교사를 교무실까지 쫓아와 폭행한 일이 있었다.

충북 청주 사건과 마찬가지로 경북 안동에서도 학교선도위원회가 10일 등교정지를 처분하고 학교 측과 폭행당한 여교사 역시 제자에 대해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안동 지역의 시민들은 ‘검찰시민위원회’에서 “패륜범죄의 재발을 막으려면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대구지검에서도 엄중 처벌을 결정하며, 지난 13일 안동경찰서에서 해당 남학생을 구속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다른 지역 사례와 유사한 일이 지난 2일 영암의 한 중학교에서도 발생됐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쉬쉬하며 조용히 무마되나 했지만 이미 소문은 무성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는 ‘학생 인권 침해’로 소문이 나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교권 침해’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대게 이런 경우는 양쪽 모두에게 일정부분 잘못의 책임이 있으며 일방적인 문제는 아니기 일쑤다. 소문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편을 들어 첨언하는 내용이 많다보니,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또 다른 이에게 전달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여전히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지만 대략 정리해 보면, 사건은 중학교 3학년인 한 남학생이 두루마리 화장지를 풀어 장난을 치다가 학생부장 교사에게 훈계를 받게 되었고, 지나가던 여교사가 이를 목격하고 같은 이유로 자신에게도 주의를 받았다며 거들었던 것이 발단이 되었다.
여교사가 지난 일을 상기시킨 까닭에 더 크게 꾸지람을 듣게 된 학생은 분을 참지 못하고, 수업을 하고 있던 여교사를 쫓아가 심한 욕설과 인신공격(성형)을 비롯한 폭언을 했다고 한다. 이때 학생 측은 여교사도 흥분한 상태로 학생에게 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언쟁 중간에 학생이 폭행을 암시하자 주변의 동급생들은 교사를 폭행하라며 부추겼다고 한다. 다행히 마침 현장에 도착한 동료 교사들의 제지로 더 이상의 사태로는 확대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학교 측은 학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여교사에게 사과를 시키는 과정에서 전체 학생을 소집한 뒤 무릎을 꿇게 했던 것이다. 더구나 학교로 호출된 학생의 부모가 이 광경을 목격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어렵사리 당시 상황은 정리됐고, ‘학교선도위원회’에서는 해당 학생에게 ‘10일 등교정지’와 함께 ‘전학권고’가 처분된 상태이며, 교사는 현재 심리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개운치 않은 마무리인 것만은 사실이다.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10일 등교정지’ 처분은 2학기 개학까지 진행되며, ‘전학권고’는 강제성을 부여하지 못하기에 그대로 2학기를 함께 보낼 수도 있다.
현재는 ‘시간이 약’이 되어주길 바라는 상황이지만, 이는 당사자들만 고려한 조치로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 모든 상황을 목격한 수많은 학생들, 여기에 폭행을 부추긴 학생들 역시 피해자일 수 있으며 가해자이기도 하다.
아무런 일 없듯이 그냥 덮고 넘기기에는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해당 학생이 ‘전학권고’를 거부하고 계속 같이 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경우, 나머지 학생들이 일련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허용 가능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특히 폭행을 부추겼다는 학생들에게도 장난으로 넘길 사안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려주는 계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 또한 적절치 못한 언행과 욕설이 있었다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보고 있었으며, 스스로 녹취까지 했다고 하기에 사실관계 확인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역 학교의 치부로 판단해 드러내지 않으려하고, 당사자인 두 사람의 문제로만 국한시켜 해결하려든다면,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학교 폭력 문제를 ‘영암 교육’은 결코 떨쳐내지 못할 것이다. 행동에는 책임이 따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