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죄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망언에 대한 항거의 뜻을 담아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했던 고 최현열 선생의 1주기 추모제가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광주전남추모연대 등은 오는 20일 시민단체와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친일잔재 청산·역사바로세우기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덕진 영보리 출신이자 1932년 6월 ‘영암 영보 농민 독립만세 시위사건’에 참여해 1년 형을 선고 받은 바 있으나, 독립유공자 추서는 되지 않았던 고 최병수 선생의 자손으로 알려져 있는 고인은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한 부친의 뜻을 이어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회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중 최현열 선생은 광복 70주년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아직도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친일 망언’과 ‘정부의 무관심이 안타깝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신해 자신이 뛰어들겠다는 절절한 심정을 유서에 담은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며 잘못된 역사와 친일잔재들이 사라지길 외쳤다.
특히 최 선생은 A4용지 8장 분량의 자필 호소문을 통해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나라는 미래도 없습니다. 지금도 일본놈들의 속셈은 알 수 없고 하는 행동은 괘씸하지만 과거사는 과거사로 돌리고 자기들의 잘못을 빨리 뉘우쳐 가깝고도 먼 나라 만들지 말고 다정한 이웃으로 살면 얼마나 좋으련만 아베 정권은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있고 나라를 걱정해야 할 위정자들은 나라야 어찌됐건 날만 새면 이해관계로 싸움질이나 하면서 백성의 아우성 소리를 동네 개 짖는 소리나 귀찮은 모기 소리로 듣지 말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민초들의 어려움까지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분신 후 최현열 선생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해 8월 21일 오전 6시4분께 숨을 거뒀다. 이후 23일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민주사회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고, 고인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최 선생의 숭고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한·일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소녀상 이전을 통해 과거사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추모제를 통해 과거사 문제를 돌아보고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선생이 남긴 뜻을 다시한번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