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동조합 영암군지부가 실시한 ‘조합원 지방의회 인식 설문’에서 조합 소속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이 지방의원들의 ‘갑질’이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현재 영암군 공무원 약 92% 정도가 공무원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된 만큼 노

조만의 목소리로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공무원노동조합 영암군지부가 전남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지난 11월 10부터 12월 10일까지 조합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47명, 74.5%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외압 예산편성 침해 있다 47.3%
특혜요구·청탁·인사개입 41.5%
이번 조사 결과, 먼저 지방의회 신뢰도에서는 ‘매우 신뢰한다’ 2.0%와 ‘신뢰한다’가 22.4%로 집계됐으며 ‘신뢰하지 않는다’ 5.0%와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는 3.2%로 부정적인 응답은 8.2%로 나타났다.

또, 집행부 견제와 감시, 입법과 대안 제시 등 의회 고유 역할 수행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잘하고 있다’와 ‘잘하고 있다’ 등 긍정적 답변은 25%, ‘잘못하고 있다, 매우 못하고 있다’ 등 부정적 답변은 16.7%로 집계됐으며,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잘하고 있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20%, ‘잘못하고 있다와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18.9%로 나타났다.

역할수행과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고루 분포한 반면 의원들의 갑질과 예산편성 침해, 부당한 청탁, 특혜요구 등 질문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 편성에 있어 지방의원들의 부당한 외압을 통한 예산편성권 침해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간혹 그렇다’가 39.4%, ‘항상 그렇다’ 7.9% 등 47.3%가 침해사례가 있었다고 답변했으며, 의원이나 관련자들의 부당한 청탁, 인사개입, 특혜 요구에 대해서도 ‘매우 그렇다’ 9.0%, ‘조금 그렇다’ 32.5% 등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에 대한 의원들의 갑질을 묻는 질문에서는 ‘매우 많다’ 10.6%, ‘조금 있다’ 47.6%로 갑질이 존재한다는 응답자가 58.2%에 달했다. ‘모르겠다’는 30.7%, ‘별로 없다’는 9.3%, ‘전혀 없다’는 1.8%였다.

특히, 갑질의 종류로는 권위적인 태도와 각종 이권개입, 불필요한 자료 요구 등이 76.3%로 조사됐으며 심지어 무시와 폭언 등 인격모독이라는 답변도 9%에 달해 지방의원들의 갑질 심각성을 답변했다.

의원들의 부당한 요구나 비위·비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특정 대상자 지원 압력 ▲보조·일자리 사업 선정 시 특정인 선정 압박 ▲처리 불가능한 민원 해결 요구 등의 사례가 있다는 답변이 있었으며, 지방의회에 바라는 점으로 ▲예산편성 시 신중한 자료 검토 ▲권위적 자세 탈피(선거때처럼) ▲협의에 의한 의사결정 ▲과도한 자료요구 지양 순으로 답했다.

의원들, 민원 전달자…소통 절실
영암군의회 강찬원 의장은 공무원노조의 인식조사 결과에 대해 “지적에 대해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며 “일부 있었을 것으로 인정하며, 의원들 스스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꾸준히 개선하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강찬원 의장은 8대 영암군의회 후반기에서는 투명한 의회 시스템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용할 부분에 대해 전면 수용하면서 집행부 공무원들과 더욱 소통하며 개선하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군민의 손으로 뽑힌 의원들이기에 그 역할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지역민들의 민원을 모아 그 민의를 집행부에 전달하는 것이다”고 “의원들 각각의 개성에 따라 그 과정에서 때로는 서툴기도 할 것이기에 그러한 측면에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의원들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이 이러하다는 점을 의회에 직접 전달해 서로 소통하면서 조율해 나갔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내부적 소통 구조를 만들어 바꿔나갈 기회로 만들기보다 외부에만 공표해 몰아붙이는 상황에 의원들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있다”고 답했다.

강찬원 의장은 “과거의 기초의원들이 그러했듯이 ‘여전할 것이다’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의논하고 협의하는 관계로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