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영암군에서는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 공모사업’과 ‘전남형 청년인턴 지원 사업’ 등 일자리 지원 사업들이 진행됐었다.
당시 지원 조건은 매우 좋은 편임에도 참여 기업이 많지 않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대불산단과 조선업·제조업만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참여 기업에 대한 조건 자체에서부터 공장을 가진 제조업체로만 한정하는 등 실제 청년층의 선호 업종이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유도하는 정책과는 거리가 먼 주먹구구식 근시안적 행정으로 생색낸 것이다.
지역 성장의 발판이 될 20대와 30대 인구가 계속해서 유출되고, 특히 산업 불균형에 따라 청년여성의 유출은 극심해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함에도 정책적 모색은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이다.
젊은 부부가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지역에 혼인 후 거주하라는 것은 굶어 죽으란 소리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이 떠나고만 있는 현실에서 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의 사유는 있겠지만 특히 젊은 인력이 필요한 업체들이 직원 채용보다 외주하청을 선호하고, 행정 및 관계기관은 ‘지역 경제 성장에는 마치 관심도 없다’는 듯이 청년층 일자리 창출 기업에는 역차별 일색이다. 예전부터 ‘해먹은 놈만 계속 해먹는다’는 불평이 그치질 않고 있다. 기존의 기득권만 챙겨가고 있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 초래한 현실’인 것이다.
결국 그동안 영암군이 지역경제 정책에 얼마나 근시안적으로 접근했는지의 결과가 최근 통계로 드러났다.
매년 발표되는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에서 영암군이 항상 전국 1위를 놓치지 않는 부문이 있다. 바로 근무지기준 고용률이 100%를 넘는 전국 유일의 지역(2016년 발표 110.8%)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해석하면 영암군의 15세 이상 인구수 보다 1.1배의 취업자가 영암 내에 근무 중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일자리는 많은데 살고 있는 사람은 늘 부족하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접한 목포시민만 놓고 보더라도 1만7000명 정도가 영암군으로 통근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구가 증가될 수 있는 요건들은 충분한데 왜 계속 줄어만 드는 것일까? 영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부동산 거품, 비싼 물가, 주거여건 미흡, 농업·제조업 중심의 산업 환경, 고령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연이어 공공주택 사업이 선정되며 주거지 확충이 예정되는 등 희망의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지만, 갈 길은 아직 먼 듯하다.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이젠 양(量)보다 질(質)적 접근으로 더욱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