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라고 하면 언제나 북적이며, 물건을 사고파는 소리에 시끌벅적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모습에 불과하다. 요즘 재래시장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렇게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하루 이틀만의 일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죽어가는 상권을 다시 되살리는 것은 쉽지 않고, 성공적으로 부활한 재래시장 또한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시종5일장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장이 열리는 이른 시간부터 장이 파하는 오후까지 시장에는 물건을 사는 소비자보다 상인들의 수가 더 많았다.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시장 특유의 활기찬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시종장에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아주머니는 “장사가 너무 안 돼. 내가 여기서 10년 째 장사를 하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되기는 처음이야. 작년부터 장이 서도 동네는 한산하기만 하고… 이렇다 굶어 죽겠어.”라고 푸념하셨다.
평소에는 만물상회를 운영하고, 5일장이 설 때면 야채를 판매하고 있다는 손홍철(70세) 씨는 “여기서 30년을 장사하며 살았는데 해가 거듭 할수록 장사가 안 돼. 이게 다 정부에서 대기업 위주의 사업만 키우니까 이렇게 된 탓”이라며 “대기업에선 돈을 벌면 외국 나가 쓰기 바쁘고, 영세업자들은 한국에서 벌어 한국에서 돈을 써. 그래야 경제도 활성화 될 것인데 왜 정부에선 그걸 몰라주는지… 정부에서 우리 영세업자들의 문제를 들어주기라도 하면 좋겠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시장 근처에서 농약사를 운영 중인 정명신 씨는 “그저 장사가 안 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종면 인구수가 예전보다 많이 줄고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소비할 사람이 없으니 어떤 노력을 해도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것에 어려움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이촌향도와 대형마트의 확장은 꾸준히 지역 재래시장을 위협하고, 상인들의 근심 또한 깊어지고 있다. 상인들의 고충에 귀 기울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