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한 봄을 맞아 무유도기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영암도기박물관은 1일부터 7월 말일까지 ‘무유도기, 불의 흔적’이란 이름의 무유도기 특별전을 공개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도예가는 전통 장작가마로 무유도기를 제작하는 김대웅, 양승호, 임병한, 임영주, 전창현, 최재욱, 태성룡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 작가는 전통도기 소성 방법에 따른 예측할 수 없는 우연적 효과가 주는 조형성에 주목해 오랜 시간 동안 무유도기 작업을 이어왔다.

‘무유도기’란 도자기 표면에 입히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굽는 도자기를 말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무유도기 작품은 고온의 장작가마에서 장작을 태울 때 날리는 재가 도기 표면에 닿아 유리질을 형성해 유약을 대신한 자연유의 신비로움을 형성한다. 무유도기는 불, 나무, 흙 등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구성 요소가 낳은 결정체인 셈이다.

장작가마에서 이루어지는 무유도기 번조(그릇을 구워만듦)를 통해 자연유에 의한 표면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번조 시간이 나흘~일주일가량 걸리는 과정을 통해 자연유의 효과를 얻기 위해 도예가들은 번거롭더라도 기꺼이 장작가마를 선택한다. 나무재가 만들어내는 표면효과는 장작가마의 빠질 수 없는 매력이기 때문이다.

영암도기는 1200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초의 고화도 시유도기이다. 이 도기는 무유도기의 제작과정에서 착안해 인공적인 재유약을 입혀 구워내 오랜 국내 무유도기 전통에 혁신을 일으켰다. 영암도기의 제작 기술은 청자-분청-백자로 이어지는 자기문화의 기술적인 기반을 형성해 도자기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유도기의 출발은 도자기의 소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무유도기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시유기술 탄생의 비밀을 품은 무유도기의 역사성과 신비함, 그리고 도예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을 통해 무유도기가 지닌 매력을 엿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영암도기박물관 관계자는 “무유도기의 원리를 깨닫고 이를 인공적으로 활용한 1,2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내 최초 고화도 시유도기인 영암 도기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도기박물관은 본 전시를 7월 말일까지 진행한다. 또한 국내 최초 고화도 시유도기를 계승하는 영암도기 할인판매 행사를 오는 9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해 영암도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