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영암군 농민들이 영암군청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6일 영암군청 앞에서는 영암농민단체와 농협 조합장 대표들 50여 명이 모여 역공매입찰로 쌀 가격을 폭락시킨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조속한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해 가을걷이 전부터 쌀이 수요량보다 과잉생산이 예상되자, 농민들은 양곡관리법에 의해 시장격리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법에서 정한 시장격리를 차일피일 미루었고 이로 인해 수확기 현지 쌀 가격은 폭락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12월 영암쌀생산자협회, 한농연영암군연합회, 영암군농민회, 영암지역 농협, 영암군과 의회를 비롯한 많은 기관, 단체들이 영암군청 앞에서 시장격리를 촉구하는 영암군 공동행동을 진행하였다. 단체 대표자들은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결국 작년 연말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27만 톤의 쌀을 시장격리할 것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장격리 방식이 역공매 방식으로 실시되어 최저가입찰을 통해 진행된다는 소식에 농민들은 다시금 격분하였다.

농민들이 정부에게 판매할 입찰가격이 63,763원(조곡 40kg)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었는데 농민들에게 이 가격은 정선비, 수분조절, 포대비, 상차비를 제외하면 약 6만1천 원대라는 낮은 가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기대감만 잔뜩 올려놓고는 실제로는 입찰예정가격을 낮춰 최대한 싸게 판매하게끔 유도했다며 분노했다.

또한 농민들은 정부여당이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쌀값 지지를 위한 장치를 요구하는 농민들에게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자동시장격리를 통한 가격지지를 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말만 그렇게 했을 뿐 잘못된 법 적용에 대한 문제해결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영암군 3개 농민단체와 영암군 농협 조합장 협의회는 시장격리 방식의 개선과 함께 남은 물량에 대한 조속한 격리 실시를 요구했다. 또한 물가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이번 사태를 초래한 홍남기 재정기획부 장관과 이를 방치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현재의 입찰예정가격 방식의 문제점을 다시 지적했다. 농민들은 “남은 물량에 대한 추가격리가 있더라도 농민들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개정한 법을 위반해 농민과의 약속을 어기며, 끝까지 농민을 희망고문하고 우롱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며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