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2차선 10m 남짓의 도로를 공사하며, 통행을 2개월 이상 막아놓으면서 지역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사를 시행하며 이렇다 할 안내조차 없이 도로만 파헤친 채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상당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영암군이 지난해 지반이 내려앉았다며 시행하고 있는 영암읍 춘양리 위험도로 정비공사가 지난해 12월 20일경부터 2개월 이상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코로나19 영암군 선별진료소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 영암군노인복지회관, 영암군보건소, 영암군종합사회복지관 등이 위치한 ‘영암군 복지행정타운’ 입구로 평소에도 많은 지역민들이 오가는 곳이다.

당초 긴급 보수공사라는 현수막 안내와 함께 교통 통제가 시작되었는데, 공사 구간 또한 10m 남짓이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긴급 보수공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오랜 기간 공사 현장은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채 하루하루 시간만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헤집어진 흙더미로 인해 다량의 흙먼지가 일면서 지역민들의 분노가 높아가고 있다.

영암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긴급 보수공사를 이렇게까지 오래 하는 것은 살다살다 처음 본다. 긴급 보수공사라길래 금방 끝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도로를 막을 줄은 몰랐다. 거의 매일 이곳을 통행했는데 공사 때문에 우회하며 신호를 대기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공사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도 알리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쪽 방면으로 왔다가 되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어 “땅만 파헤쳐 놓고 2개월 동안 실제로 공사하고 있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공사를 하지 않은 날이 거의 대부분인 것 같은데, 이럴 거면 임시로라도 통행할 수 있도록 덮개 공사 정도는 해야되는 것 아니냐”면서 “주변에 먼지 날리는 것만 봐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을텐데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공사하는 곳이 어디 있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 도로공사에 대한 민원들은 안내 표지를 게시하지 않는 등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2조(건설공사 표지의 게시) 제1항에 의하면 ‘건설사업자는 건설공사의 공사명, 발주자, 시공자, 공사기간 등을 적은 표지를 건설공사 현장 인근의 사람들이 보기 쉬운 곳에 게시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법에 따른 공사 개요만이라도 충분히 고지가 되었더라도 악화되지 않았을 문제였다. 

영암군에 따르면 춘양리 위험도로 보수공사는 지반이 내려앉은 구간을 복구하고자 시작되었는데, 공사가 시작된 후 복개된 도로 아래의 통신선로, 상·하수 배수관로 등에 대한 정비가 겸해지면서 공사가 확대되어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통행제한에 따른 불편을 안내하고자 현수막 게첨과 함께 인근 시설, 주택 등에 공사안내문을 전달했지만, 공사에 대한 개요를 게시하지 않아 지역민들의 불편을 초래했음을 시인하고 곧바로 조치에 나섰다. 

영암군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 않은 공사이다보니 안내를 소홀히 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곧바로 공사 안내 표지판을 게시하고 주변 정비를 진행하도록 조치했다”면서 “조속히 나머지 공사를 추진해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