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 고요한 새벽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창작교육관 1-2전시실에서 ‘영암사람들-영암, 시간을 걷다’를 주제로 지난 6월 28일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전시회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월출미술인회 소속 문형선, 백상옥 작가 등 총 25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영암을 터전으로 과거에 살았거나, 현재 사는 사람들을 모티브로 작품화했다. 역사적,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명성을 얻지 않은 평범한 인물일지라도 영암의 한 주민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강인함이나 따스함 등의 인류애를 예술적 시각으로 담은 것이 특징이다. 

김인화 작가는 ‘너구리 가마’란 작품을 전시했다. “영암의 구림마을은 도기로 유명하다. 도기를 굽는 가마인 너구리 가마는 그때그때 불을 제어할 수 있는 가스 가마와 다르게 한번 불을 떼면 3일정도 불을 지핀다”며 “불이 꺼지지 않고 열기가 고루 전달 돼야 좋은 도기가 나온다. 몸을 단정히 목욕하고 제수를 떠놓으며 무사히 도기가 잘 구워지길 기원하는 모습을 담았다” 라고 말했다. 

김인화 작가는 개인전 13회, 그룹전 및 초대전 450여회로 작품을 출품했으며 제 3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 전체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문형선 작가는 ‘UTOPIA IMAGE(자화상)’이란 작품을 전시했다. “ 월출산 끝자락, 마당 바우라고 불리는 장암마을에서 태어났다. 밀짚모자를 쓰고 일을 도와주러 가는 즐거운 나의 어릴 적 모습을 표현했다”며 “각자의 색이 다르면서도 서로 엉켜있는 사람과 사람들을 꽃모양 패턴으로 나타냈다” 라고 작품의도를 표현했다.
문형선 작가는 현재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학부 교수이며, 광주시 미술 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백상옥 작가는 “Grand_幸福”이란 작품을 전시했다. 백상옥 작가는 “신북면 행정리에서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행복’이란 이름을 가진 할머니는 자식, 손자들이 자신의 행복이자 전부였다”며 “나와 내 가족을 키워주신 할머니를 조각으로 표현해 담았다. 작품이름의 ‘grand’는 grandmother(할머니)의 앞 글자를 따오기도 했지만 grand라는 단어의 ‘위대한’이라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백상옥 작가는 ‘2018 대안공간 문화발산 초대전’, ‘2020 잔상전’, ‘나,너,우리 전’ 등 다양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월출미술인회 류재웅 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영암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을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예술로서 영암군의 아름다움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정웅미술관 관계자는 “월출미술인회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영암군의 풍요로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월출 미술인회는 전남도 지정 문화예술단체로 40여명의 영암 출신의 화가들이 친목과 영암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1993년도에 설립했다. ‘전통마을 노거수’(2017), ‘월출산 探하다’(2018), ‘영암 오일장을 찾아서’ (2019), ‘삶의 흔적-축적된 시간’(2020), ‘村-마을’(2021)을 주제로 해마다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오는 9월 초에는 영암사람들을 주제로 광주 종합터미널(유스퀘어) 2층에서 전시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