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립국악단의 기획공연 가운데 하나인 여순 가무악희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가 지난 15일 전남도청 남도소리울림터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영암문화원은 43명의 회원이 관람에 참여해 농촌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가무극’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조동현(95·영암읍) 선생은 “정말 좋은 극을 오랜만에 보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도립국악단은 올해로 74주년을 맞는 여수·순천 10·19사건의 아픔을 담은 가무악희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를 기획했다.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소중한 마을들이 모여 민둥산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치유의 숲을 일구는 한 그루 나무심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순 가무악회 관계자는 “순천 시골마을에 불청객 소년이 왔는데 상처입고 허기진 낯선 소년을 치료해주고 먹을 것을 주는 등 돌봐 줬다”며 “며칠후 이 사람들을 이른바 빨갱이로 매도하고 총살까지 하는 무자비한 국가권력의 횡포로 힘없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처참하게 짓밟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고 밝혔다. 
한편,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전남 여수에 주둔했던 국군 제14연대가 제주4·3사건 진압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이다. 

8·15광복 이후 좌익과 우익이 대립하는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비극적인 사건으로 73년만인 2021년 6월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