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지하실 물탱크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가스 질식으로 의식을 잃자 같이 청소작업을 하던 한 동료가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한 사연이 전해졌지만 영암군수도사업소의 사고 이전 구체적 상황점검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20일 영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께 학산면에 위치하고 있는 한 정수장 물탱크에서 청소 등 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이 ‘호흡이 힘들다’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은 지하실에서 탈출했지만 나머지 2명은 정수장 지하실에 남아있는 상태였다. 

구조대가 도착한 후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로 가득 찬 지하실을 들어갔을 때 작업자 1명인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A씨를 돕기 위해 지하실에 남아있던 B씨는 A씨의 몸을 주무르며 위험한 상황 속에도 구조대를 기다렸다. 이후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영암소방서 관계자는 “지하실 청소를 하던 중 일산화가스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 작업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동료를 구하러 내부로 들어갔다가 다행히 둘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영암소방서는 청소를 위해 고압세척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영암군위원회는 영암군수도사업소 저수조 청소 작업 중 작업자 가스 중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중대산업재해’라며 영암군수도사업소부터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영암군위원회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18일 영암군수도사업소 군서 정수장에서 지하 저수조를 청소 중이던 작업자 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들 중 3명은 스스로 탈출하고 1명은 119에 구조돼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치명적인 상해는 피할 수 있었지만 생각만 해도 아찔한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영암군은 사고 이후 피해상황 점검과 4명의 사고자에 대해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수도사업소 밀폐작업 공간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사고 이전에 미리 점검을 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스 발생을 작업 전에 미리 확인할 수는 없었는지, 용역업체 작업자들은 청소 작업 전반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전달받았는지, 발주처인 영암군 담당자는 청소 현장에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 상황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에서 온 국민이 비통한 심정으로 목격했듯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군민들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다가올 사고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그래서 여기에 영암군의 역할이 필요하다. 군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영암군 발주 사업부터 중대재해로 엄중 대응하고 처벌할 것을 영암군에 요구한다”고 강력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