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학산초등학교는 졸업식과 종업식을 끝내고 다음날인 5일 졸업식을 한 번 더 진행했다.

두 번째 졸업식의 주인공은 5일 0시를 기해 코로나19 격리가 해제되는 6학년 정은규 학생이었다. 격리 해제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졸업식으로 6개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에 교직원들은 학생들과 함께 졸업식을 한 번 더 진행하기로 했다.
혼자 졸업장과 상장을 받게 된다면 외롭고 어색할 제자를 위해 전날 밤 담임선생님은 주인공에게는 비밀로 하고 참석 가능한 친구들을 물색했다. 주인공이 약속한 시간에 오기 전 서둘러 행사장을 세팅하고 친구들은 돌봄교실에 있던 후배들 사이에서 숨죽이며 나타날 타이밍을 기다렸다.

이날 졸업식은 교실 한 칸 반 정도의 작은 행사장을 마련하고 현수막, 포토존, 음원, 영상들, 전날 진행된 졸업식과 같은 진행순서로 이어졌다.
정은규 학생은 본인의 이름을 넣은 개식사에 이어 국민의례를 하고 졸업장, 대내·외상 및 장학금 수여식을 갖고, 학교장 회고사에 이어 유난히 재미있게 보냈던 6학년 시절의 영상을 보며 재학생 대표의 송사를 들었다.

이어 어제 여러 명을 울린 졸업가 ‘이젠 안녕’을 부르는 순간 드디어 준비하고 있던 친구들, 후배들이 정은규 학생 주변으로 깜짝 등장했고 그제서야 정은규 학생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당황스러움, 반가움, 기쁨 등 만감이 교차한 모습을 보였다. 
정은규 학생은 친구·후배들과 함께 힘차게 교가를 부르며 졸업식을 마치고 함께 해 준 친구·후배들과 기념으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마무리를 했다.

6학년 박서현 담임선생님은 “첫 제자들과 1년 동안 함께 지내며 많은 추억을 쌓았는데 함께 졸업식을 치르지 못해 무척 서운하고 아쉬웠다. 선생님들과 아쉬움을 나누다가 이뤄진 깜짝 기획이었고 실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갑작스런 연락과 요청에도 기꺼이 응해 주신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6학년 정은규 학생은 “코로나19에 걸려 할 수 없이 줌을 통해서 졸업식을 볼 수밖에 없어 무척이나 아쉽고 서러웠다. 오늘 졸업장과 상장을 받으러 학교에 잠깐 들러 초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할 생각으로 무겁고도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이런 큰 선물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런 큰 선물을 준비해 주신 선생님들, 친구들, 후배들에게 큰 감사함을 느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산초등학교 정공순 교장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참교육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종업식과 졸업식을 마치고 한 번 더 행사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기꺼이 생각과 마음을 모아주시고 실현해 주신 교직원, 아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한 사람도 소외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신경 쓰는 학교 교육이 되도록 앞으로도 세심하게 이끌어 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