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희 군수가 ‘5·18민주화운동 포용과 화해와 감사-대국민공동선언식’에 축사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 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5·18민주화운동 일부 공법단체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를 초청해 ‘공동선언식’을 강행하며 충돌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5·18 공법 3단체 중 유족회를 제외하고 부상자회·공로자회가 ‘5·18 당시의 계엄군을 용서하고 포용·화해한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이에 113개 광주시민사회단체와 5.18기념재단 역대 이사장단,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5·18기동타격대 및 5·18단체 소속 회원들의 반대 성명 발표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연일 이어지면서 행사의 취소 여론이 급등했었다. 

특히 5·18 공법단체 중 유일하게 5·18민주화운동유족회는 당초 공동주최에서 불참 입장을 표명했으며,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어머니들의 단체인 오월어머니집도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통해 “대국민선언은 5·18 역사 왜곡 화해 정치쇼”로 규정했었다.
또한 광주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전남 시민사회도 한 목소리로 ‘행사 취소’를 요구했으며, 행사 주관 단체를 직접 찾아 행사중단을 촉구했으나 끝내 거부를 당했다.

지역 사회의 반대 여론을 뒤로하고 19일 당시 계엄군이었던 특전사 동지회원들이 군복과 검은 베레모를 착용한 채 행사를 강행하며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크게 몸싸움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특히 지역사회를 가장 분노케 한 것은 “광주시민을 총칼로 학살한 ‘가해자’ 집단이 ‘상부의 지시를 받아 질서유지 차원에서 광주에 투입됐다’며 계엄군도 ‘피해자’라는 궤변으로 5·18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한다”는 5·18정신 부정과 왜곡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행사의 안내 책자에 광주·전남 일부 자치단체장과 정치권에서 행사 취지에 공감하며 축사를 보낸 것이 확인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을 비롯,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 무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 김관영 전북지사,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명현관 해남군수, 우승희 영암군수, 이병노 담양군수 등이다.

우승희 군수는 “5월 가족과 계엄군의 상처를 보듬기 위한 ‘5·18 민주화 운동 용서와 화해 대국민 선언식’이 개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당시 신군부의 명령으로 원치 않는 진압을 해야만 했던 계엄군 역시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그날의 트라우마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다. 그들 역시 또 하나의 피해자였다. 이제 서로 간의 아픔을 이해하고 화합의 길로 가기 위한 위대한 첫 발걸음이 시작된다”며 축사를 보냈다.

지역 정서와 여전히 괴리된 상황에서 지역 시민사회는 ‘기만적인 행사’, ‘정치쇼’, ‘가짜 참배’라며 범시민 저지대회와 릴레이식 반대 성명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축사를 보냈던 정치인과 자치단체장에게 ‘5·18 사유화 및 독점화 행위’라며 동조로 규정하면서, 소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우승희 군수는 21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본 축사를 접하고 상처를 받았을 많은 분들게 심심한 유감과 위로의 말씀드린다”면서 “서면 축사는 1월 31일 5·18부상자회의 공문을 받고 공법3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 유족회)의 합의로 추진되는 행사로 여기고, 행사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통상적인 축사를 발송하게 된 것”이라고 소명했다.
이어 “실무적으로 처리되면서 추후 논란 과정을 체크하지 못해 후속 조치를 놓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더 꼼꼼하게 행사내용을 파악하여 같은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본의 아니게 걱정을 끼쳐드렸다. 염려하는 마음이 신뢰로 바뀔 수 있도록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영암지역 민주 단체들은 “실수라고 치부하지만 모든 지자체에 요구가 있었을 터인데 하필 우승희 영암군수가 축사를 보낸 한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면서 “지자체장으로서 경솔했다. 지역 사회에서도 이점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다시한번 표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