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농민회가 나락값 지지라는 벼재배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위해 그동안 집회나 시위, 야적을 통한 활동으로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토론회를 통해 쌀 관세화 전면개방에 따른 영암군 벼재배 농가들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종합적 대책을 수립하고, 정치·행정·농협·농민단체·벼재배농가가 한자리에 모여 영암군 쌀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대책을 수립하고 각자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시종면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벼재배농가와 김장채소 재배농가 토론회’에 이어 26일에는 서영암농협에서 ‘영암군 벼재배농가 종합대책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병국 영암군청 친환경농업과 농사계장, 배영수 영암군 농협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 이재식 서영암농협 조합장, 오봉수 미암면 벼재배농가가 참석하여 상생의 영암군 벼 농업을 위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동평 영암군수, 조정기 영암군의회 부의장, 박영수 영암군의원, 김태오 농협군지부 농정지원단장과 농민 및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해 농민회 주최의 새로운 토론문화에 관심을 보였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정리발언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배영수 대표(영암군 농협통합RPC)는 “국내쌀 수급현황을 짚어보면 정부에서 수요량 400만톤, 생산량은 424만톤으로 초과되는 24만톤은 전량시장경매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경매는 근본적 해결은 아니며 공공비축미 시장방출에 쌀값 하락이 예상되며 추가로 쌀관세화 유예기간 동안 의무수입물량 중 밥쌀용 12만톤이 방출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김대중 정부, 참여정부 시절의 남북관계 개선과 인도적 차원으로 매년 50만톤을 북에 지원하던 당시에는 쌀수급은 안정적이었는데 현재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게 안타깝다. 쌀값만 놓고 보면 벼재배 환경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좋지만 10월 시장조사 결과 20kg기준 강원도의 52,333원에 비해서 전남의 39,401원이다. 품종단일화의 차이다. 품종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또 수매물량에 비해 저장시절이 부족해 시설 투자가 필요하지만 자체 여건이 부족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며 현재 통합RPC의 상황에 이해를 구했다.
두번째 모두발언자로 나선 강병국 팀장(영암군 친환경농업과)은 “이삭도열병과 수확량이 줄어 쌀농업인의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전남에서 해남군 다음으로 많은 벼재배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나 50여 종의 품종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이다보니 경쟁력이 낮다. 품종단일화가 시급하며며 또 행정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이재식 조합장(서영암농협)은 “모든 농산물의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져 안타까운 상황인데 판로마저 걱정해야하는 농민께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농민은 생산에 주력하고 농협은 판매, 교육, 생산지도 등을 담당해야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다. 앞으로 농협이 해야할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봉수 씨(벼재배농가)는 “짚을 농지에 다시 환원하여 기름진 땅을 만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농민 입장에서는 그 짚마저도 수익으로 얻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농협과 행정에서 여러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많이 미흡하다. 친환경 농자재 역시 농가에는 도움이 안되고 친환경농자재 사업자만 배불려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RPC에서 일반 미곡처리장과 같은 기준수분율을 16%로 완화해줬으면 좋겠다”
이어 질의응답과 정리발언을 통해 농민들과 토론 참여자간의 소통이 계속되었고,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