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학 박사 윤장렬

선거철이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로 선거 운동과 선거 보도가 한창이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와 동원이다. 대중 매체는 관심을 집중시키고, 사람을 모으는 일을 돕는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선거 공약을 알리고, 그간 잃어버린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한다. 대중 매체는 이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선거가 끝나면 이들의 신뢰는 다시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선거기간 유권자들은 대부분 대중 매체를 통해 선거 정보를 접한다.

우리가 정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의 모든 것은 대중 매체에서 묘사되는 내용을 토대로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물론, 유권자 대부분은 자신의 가치와 지식의 렌즈를 통해 정보를 인식한다. 그래서 같은 내용의 선거 보도라도 서로 다른 이해와 비판이 제기된다. 그런데 유권자가 접하는 정치적 메시지는 주로 대중 매체가 언급하는 순서에 크게 의존한다.

언론학자들은 신문보다 텔레비전이 후보자의 특성을 더 잘 전달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신문은 텔레비전보다 더 깊이 있는 선거 정보를 전달한다. 요즘은 인터넷 매체를 통한 선거 운동도 중요하다. 그런데 미디어의 선거 보도가 유권자의 의사결정, 즉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한다.

미디어와 선거 보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¹⁾, 대중 매체는 선거 운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권자의 정치적 태도를 바꾸는데 기여하는 바가 적다. 미디어의 선거 보도는 오히려 자신들의 기존 의견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뿐이다.

그런데도 선거기간에 선거 보도는 넘쳐나고, 유권자의 표심을 얻고자 한다.

문제는 관심의 중심에 정치 지도자 몇몇으로 집중, 제한되는 개인화이다.

카리스마와 매력을 가진 정치 스타를 앞세워 유권자를 끌어당기고 정당의 결속을 다짐한다. 선거에서 견고한 정책(공약)은 사라지고,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기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정치 공략이 난무한다. 이러한 개인화 추세는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선거 전략이다.

대중 매체도 선거기간에 정치의 개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언론은 시청자, 독자, 유권자가 감동해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도덕적 약점에 집중한다. 그렇다 보니 선거 보도에서 근본적인 정치적 비판은 사라지고 인물 중심의 스캔들과 개인의 윤리적 문제가 조명된다.

결과적으로 선거는 열띤 응원으로 후끈 달아오른 운동장이 되었고, 선거 보도는 스포츠 중계가 되어 간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비판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이를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선거철에 비판은 우리 사회를 평가하고 저울질하며 논쟁을 이끌게 한다. 비판의 대상은 국가, 정치, 부패 및 불의 등 사회 담론이 되어야 한다. 언론은 정치와 언론의 전략적 연합을 스스로 비판해야 한다. 비판은 평범하지 않다. 시간이 걸리고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은 할 일이 많다.

1)Frank Brettschneider (2007) Die Bundestagswahl 2005: Analysen des Wahlkampfes und der Wahlergebnisse. Springer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