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성 참발효연구소 대표

겨우네 동면하던 논, 밭이 농부들의 발걸음 뒤로 아래 위 흙이 바뀌고 퇴비가 뿌려지는 4월… 봄이다. 아직은 아쉬움이 남은 듯 뒤돌아보는 꽃샘추위도 차례로 올라오는 꽃망울에 자리를 내어준다. 이제 곧 만개할 봄꽃은 들녘의 바쁜 하루에 잠시나마 휴식을 안겨줄 것이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면 우리 조상들은 또 하나의 마음을 담은 음식을 준비했다. 보통 동동주로 불리며 농주 또는 막걸리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던 술을 빚었다. 막걸리는 힘든 농사일 도 중 새참과 함께 으레 등장했던 음식이다.
막걸리 한사발의 시원함과 포만감은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주고, 노랫말을 흥얼거리게 하는 힘이 되어줬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던 우리의 술은 빚는 방법, 누룩의 종류, 누룩 양 물의 양, 증류방법 빚는 재료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맛과 향을 품었기에 가양주 형태로 발전하면서 ‘명가명주’, ‘가전비법’등과 같이 그 깊이가 매우 깊다.
조선시대에는 지역마다 집집마다의 특색을 지닌 다양한 술이 발전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암흑기를 지나는 동안 일제에 의한 ‘주세법’과 같은 강력한 술 제조 단속과 함께 ‘약주’, ‘탁주’, ‘소주’로 획일화 되고 규격화 되어 지금까지 이러지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동동주는 ‘부의주(浮蟻酒)’라는 이름을 잃어버리고 쌀알이 동동 떠있는 모습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다. 부의주는 한번 빚는 술(단양주)중에서 감칠맛과 깊은 맛이 좋은 술로,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널리 빚어지고 있는데 부의주 보다는 “동동주”로 더 알려져 있다.
이 계절 봄꽃이 부르는 전국 어디에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동주’(부의주) 본연의 의미를 알고 드시면 술 맛이 더 좋을 듯싶다. 또한 각 가정마다 본연의 맛에 가까운 ‘동동주’를 빚어 보기를 희망한다.
부의주((浮蟻酒)
준비물: 찹쌀(8kg), 누룩:(800g), 끓여서 식힌 물(8.5리터)
술 빚기
1. 깨끗이 세척한(백세)찹쌀을 8시간 불려둔다.
2. 센 불로 20분, 중간불로 20분, 센 불로 5분 찐다. (고두밥을 찐다.)
3. 다 쪄진 고두밥은 차게 식힌 후 분량의 누룩과 준비한 물을 넣고 50분간 손바닥을 이용해 압착한다.(쌀이 깨지지 않게 손바닥으로 눌러준다.)
4.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항아리에(2말)에 넣고, 이불로 감싸준 다음(시원한 방 18~22도)에 이틀 후 이불을 벗기고 3시간동안 차갑게 식힌 후 불이 들이지 않는 차가운 방에 10일정도 후 채주하여 먹는다.
※물이 많이 들어간 술보다 물이 조금 들어간 술의 풍미가 좋다.
※청주: 용수를 이용한 맑게 채주한 술
※탁주: 주막과 함께 치댄 후 바로 마시는 술
※막걸리: 물과 섞어 치댄 후 마시는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