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성 참발효연구소 대표

산업화 시대의 도시화는 인간의 삶과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도시인의 발걸음은 빠르고, 하루의 해는 길어졌다. 이러한 바쁜 일상 속에서 맞춤식인 빠르고 간편한 음식들이 큰 호응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들의 관심은 ‘건강한 삶’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은 ‘좋은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세계적으로 ‘건강한 음식’이라 불리는 음식 중에는 각 나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발효 식품(치즈, 요구르트, 와인, 낫또, 템페이, 천연식초, 두시, 미소, 스루스트뢰밍, 김치, 간장, 된장, 청국장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김치와 함께 콩을 활용한 다양한 발효식품이 있다. ‘대두문화권’에 속해있는 일본, 중국 및 기타 여러 나라와 견주어보아도 우리의 콩을 활용한 음식은 매우 뛰어나다.
콩을 활용한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간장과 된장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잘 띄운 메주를 정월에 담아 음력 4~5월 중에 메주 풀기를 하였다. 간장과 된장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인 메주풀기는 간단하지만 시기와 방법이 중요하다. 정월 장(염도 18~19보메)은 잡균의 활동을 둔화시켜 부패방지를 위한 과학적인 저온 침지 방법이다.
간장을 목적으로 한 메주침지 기간은 50~60일 정도가 적당하며, 된장을 목적으로 한 침지 기간은 40일 정도가 좋다. (침지기간이 길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성분이 더 많이 우러나와 간장 맛을 좋게 한다.)
분리한 메주를 치댈 때 과하게 주무르면 된장 맛이 떫고, 끈끈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분리된 장은 끓이지 않는 것이 좋으나, 침지 기간 동안 곰팡이 균과 같은 오염 균이 증식되었을 때는 80도 정도의 온도로 은근히 달이면서 침전물을 건져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 달이기는 장마가 오기 전에 해야 한다. 된장을 위한 메주는 보리나, 밀과 같은 곡물(탄수화물)을 전 처리 후 15%정도 혼합한 후 1년을 숙성시킨다.    
메주를 풀 때 소금을 넣기 보다는, 기존의 장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다량의 과한 짠맛의 된장, 간장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식품으로 기피하게 된다. 과하게 짜지 않으면서, 변패의 위험이 없고, 맛좋은 간장, 된장을 담그기 위한 해답은 메주에서 찾아야 한다. 잘 띄운 메주는 짠맛이 덜하면서, 맛있고, 일정한 장맛을 유지해 주는 비법이다. 
발효는 미생물의 활동에 따른 결과물이다. 잡균의 처리방법이나 관련 미생물의 이해 없이 경험에 따른 채득방법만이 유일했던 조상들의 방법을 발전 없이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올바른 발효 방법이 아니다.
환경의 변화와 올바른 발효법의 숙지로 조상들의 지혜로운 유산을 계승발전 시키는 것이 우리 후손들의 역할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