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공약에 포스터 “어른보다 낫네”

“선거포스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는데 밤새서 만들고 보니 뿌듯했어요”
“눈에 띄는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 케릭터 그림으로 결정했어요”
신북중학교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의 말 속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고민들이 담겨져 있었다. 이전까지의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선거포스터는 없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선거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복도에 부착하고, 소견발표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름과 공약을 학생들에게 잘 알려낼까 고민해야 했다.
각 후보들의 포스터에는 가수 이애란씨의 노래가사를 인용해 ‘행복한 학교, 꼭 뽑아달라고 전해라’부터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철구(개인방송진행자 이름)의 캐릭터를 따라한 ‘형님들 투표화력 지리구요~ 여러분들 기모띠(기분 좋다)하게 해드리겠습니다’, ‘Student(학생이) Smile(웃을 수 있는) School(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부회장이 되겠습니다’까지 자신들만의 색깔로 이름과 공약들을 알려냈다.
공약을 발표하는 소견발표에서는 후보들은 긴장감과 함께 진지함, 때론 유쾌한 웃음소리가 울려나오기도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신북중학교는 “경쟁이 아닌 격려, 소통하는 학교입니다. 최고가 되려고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경쟁도 좋지만 친구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잘 지내는 것이 학교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며 “하루하루가 바쁘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웃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다른 후보는 “오늘이 화이트 데이인데 사탕을 맛있게 드셨냐?”며 가벼운 인사말을 건넨 후 “저는 3학년에서 말 잘하는 아이로 인식되어 있다. 말로 웃겨드리고 재미있게 해드리겠다”고 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들 스스로 준비해 처음으로 시도 된 선거. 신선한 즐거움과 함께 아쉬움도 있었다. 후보들은 포스터가 붙여지고 나서 “친구들이 포스터를 보고 ‘재미있다’, ‘색다르다’라는 말을 들을 때는 뿌듯했다”고 했다. 후보가 아닌 학생으로 선거를 지켜본 곽재용(3학년) 학생은 “선거포스터가 선거 3일전에 붙여졌는데, 앞으로는 더 빨리 붙여지면 후보들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고 포스터도 이번에는 2곳에만 붙여졌는데 여러 곳에 붙여졌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선거관리위원장을 한 김유리(3년) 학생은 “개표결과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어 재미있었지만, 선거유세를 할 때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쉽다”고 했다.
한편, 생활안전부장 홍용암 선생님은 “앞으로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폭력추방캠페인이나 학교축제, 체육대회, 야유회, 졸업식 등 학교행사에 학생들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선생님의 지시에만 따라서 했는데 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높여내면서 인성교육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