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읍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와 아동들이 행복한 보육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인천과 경남 창원 등의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온 국민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점검이 요구되고 있어 영암군 지역 내의 보육시설에 대해 확인한 결과 지역 내에서는 다행히 문제가 될만한 사례가 접수된 적이 없다고 한다. 앞으로 영암우리신문에서는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교육 및 보육환경을 점검하고 보도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소재 어린이집에서 남긴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말을 듣지 않는다며 담임 보육교사가 4세 아동을 폭행한 장면과 함께 율동시간에 아동 3명의 어깨를 밀쳐 넘어뜨리고 아동들을 향해 이불을 던지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모습이 담긴 CC-TV 녹화 장면이 공개되었고, 이후 전국적인 관심 속으로 여러 지역에서 점검을 통해 어린이집 아동학대 현장이 적발되었다.

▶서둘러 대책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의문’
온 국민을 분노시킨 몇몇 보육교사들의 행태가 사회전반적인 문제로 확산되자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이 너나할 것 없이 CC-TV 설치 의무화, 아동학대 전수조사 등의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대선당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대’와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약속했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그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관련 대책과 법률을 재정비해 시행해 왔고, 매년 9조원 수준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여타 아동 양육, 교육 시설의 잘못된 관행도 드러난 만큼 교육부·복지부·여성가족부·법무부·경찰청·지자체 등 관련 부처가 긴밀하게 협업을 해서 아동학대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는 근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많다. 정부, 정치권, 지자체에서 생각하는 근본 원인은 대다수의 전문가와 일선 현장의 담당자, 건강한 상식을 가진 부모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차이가 많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도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보육교사의 폭행 사건은 심히 지탄 받아 마땅하고 당연히 법적인 조치로 일벌백계해야 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올바르고 좋은 교육을 위해 애쓰는 수많은 보육교사들이 혹여나 의기소침해 지지 않도록 깊은 관심과 배려가 더해 져야 하고, 더욱 큰 사명감을 갖도록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한다며 전문가 등은 입을 모은다. 일부 문제의 보육교사 보다는 우리사회에는 성실하게 맡은 책임과 사명을 다하는 보육교사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보육교사는 이번 아동폭력 사태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발생됐다. 같은 보육교사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대다수 보육교사들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다”라며 전체 보육교사를 죄인 취급하는 현재 사회 분위기를 지적했다. 또 “보육현장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좋은 대책이 만들어질텐데 너무 근시안적인 대책들만 내놓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보육현장의 현실
보육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터져나오는 불만들 중 하나가 자격기준이다. 보육교사들 또한 자격증을 따기 쉬운 보육교사 양성 과정과 함께 부실한 재교육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또 보육교사들은 3년마다 40시간의 직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한 3급에서 2급, 2급에서 1급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는 80시간의 승급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보육 교사의 자질을 향상하거나 방전된 상태를 충전할 수 있는 재교육은 없다. 대체교사가 부족한 탓에 보육교사들은 퇴근 후나 주말에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사이버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열성을 다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지금의 재교육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만들뿐인 것이다.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 문제가 우선적으로 개선되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실제 절대 다수의 보육교사는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월 평균 급여는 144만3677원이었다. 최저임금에 가까운 기본급에 지방자치단체의 처우개선비가 포함된 뒤의 금액이다. 또, 주당 근무시간은 55.1시간이다. 법정근로시간(40시간)보다 15시간 이상 길지만 44.6%의 보육교사는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다. 하루 중 휴식시간은 17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은 조사결과에 동의하지 못한다. 실제 보육현장 상황은 훨씬 더 열악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사 한 명이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3~5명 맡아야 한다. 또 만 1~4세 아이들의 경우는 교사 한 명이 5~20명까지 돌볼 수 있다. 하지만 2~3명 더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초과보육을 허용하고 있어 심신을 추스릴 틈도 없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정부나 정치권에서 내놓은 경찰력을 동원한 전국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전수조사’는 보육교사를 마치 범죄혐의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인식의 발로이다. CC-TV 설치 또한 이미 아동학대가 발생했던 어린이집의 경우를 보더라도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은 드러난 사실이다. 결국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가 내놓은 대안은 예방의 목적과는 동떨어진 ‘감시’와 ‘범죄사실 확인’에 그 목적을 둔 것이다는 결론이다.
이런 까닭에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주장들의 핵심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 개선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다. 적은 급여와 턱없이 많은 근로시간이 결국 교육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근로조건은 우수인력의 유입을 막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지역 내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아이의 부모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집에 CC-TV를 달자고 요구하는 것보다 보육교사를 믿어주고,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동학대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또 “부모들은 보육교사가 몇 시간 동안 몇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하루 종일 돌보고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보육교사가 제대로 일할 수 없다. ‘내 아이를 혼자 보는 것도 힘든데, 보육교사는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을 갖고 관심을 보여준다면, 보육환경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라고 하며 “우리 보육교사들이 보육환경을 바꾸는 데 더 열심히 노력했더라면 아동학대 문제도 없었을 것인데…. 보육교사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