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9시가 채 되지 않은 이른 아침, 일교차가 커 추운 날씨 속에 영암실내체육관에 200여 명의 많은 봉사자들이 한데 모였다. 개중에는 지역 내 각지 초·중·고등학교에서 모인 어린 학생들도 상당수 보였다.
이날, 지역 각지의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도록 연탄을 배달하러 온 봉사자들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서늘한 날씨 속에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며 목장갑을 나눠 착용하는 등, 앞으로 있을 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바로 아름다운마음봉사회, 영암신협, 영암상록회, 공무원노조 군 지부 4개 기관이 모인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자들이다.
올해로 9년 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는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는 영암초등학교 73회 졸업생들이 모인 ‘칠삼회 터울림’ 회원들의 작은 연탄 나눔 선행으로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연탄 나눔 봉사를 해오며 소규모 단체로 선행을 이어가는 것에 한계를 느낀 적도 있었으나 영암상록회, 영암신협, 공무원노조 군 지부가 그들의 어려움을 알고 동참해줘 봉사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지금까지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행사 출발 전, 봉사자들은 실내체육관 정문에 한데모여 간단한 개식행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많은 봉사자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해맑은 표정으로 이날 봉사에 의욕을 보였다. 
도포면, 군서면, 학산면 등 지역 각지로 간 10대의 트럭 중 한 트럭이 연탄을 가득 싣고 덕진면의 한 마을로 향했다. 차가 지나가기 어려운 좁은 마을길을 지나 봉사현장에 도착한 30여명의 봉사자들은 성인부터 어린 초등학생까지 한데모여 주택 정문부터 연탄창고가 있는 집 뒤편까지 길게 줄지어 총 300장의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다. 나르는 동안 검댕이 옷과 얼굴에 묻었지만 열의를 가지고 진지하게 연탄을 날랐다.
그 중 눈에 띄는 학생들이 있었다. 금정중학교·금정초등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뇨, 연탄을 많이 나를수록 이 분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잖아요, 행복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연탄을 나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지친 모습을 보일 법도 한데 마지막 연탄을 나르던 때까지 학생들은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 웃음은 단지 누군가를 따라와서 하는 봉사가 아닌 스스로 정말 좋아서 봉사를 하는 진심어린 웃음이었다.
이를 본 주위 봉사자들은 입을 모아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기특하고 예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연탄 나눔 행사를 위해 모인 학생은 총 130여명이다. 그 중에는 금정중학교·금정초등학교처럼 집합장소와는 먼, 면 소재지에 위치한 학교 학생부터 광주·목포 등 외지에서 온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부모님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느끼며 이번 나눔 행사에 스스로 참여했다고 전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이날 사랑의 연탄 행사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달한 연탄은 각 가구당 300장씩 20가구에 총 6000장을 배달했으며, 보일러가 있는 집에는 가구당 250ℓ씩, 6가구에 총 1500ℓ의 등유를 배달해 추워지는 날씨 속에 따뜻한 온정을 보여줬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아름회 김인배 회장은 “봉사에 참여해준 모든 분들은 트럭 10대가 아닌 사랑을 나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따뜻하고 행복한 영암을 위해 이 행사가 계속될 수 있도록 우리 기관들이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