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암군이 씨름단 창단을 계기로 지역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군에 따르면 전국 민속씨름의 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코끼리 씨름단을 인수해 지역브랜드 가치 제고와 체육강군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목표로 마스터 플랜 마련에 들어갔다.

씨름단 광고효과 팀당 160억원
군은 전국에서 현재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는 28개 지자체 중 선수 7명 이상을 보유한 18개 씨름단에 대한 벤치마킹과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는 씨름단 운영을 통해 일일 체육교실, 봉사활동, 지역축제 이벤트, 씨름대회 지역 홍보(유니폼, 펜스광고) 등 각종 기획과 행사를 통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례로 충북 증평군, 울산 동구청, 강원도 영월군이 각각 1,860억원, 2,350억원, 3,500억원의 작은 규모의 예산으로 지자체 살림을 꾸리면서도 20년 가까이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다. 인구 1만9천여명에 재정규모도 1,860억원에 불과한 증평군의 경우 2003년 출범 후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증평인삼씨름단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증평군 출범 시부터 증평인삼씨름단을 인수하여 운영하면서 백두장사를 3번이나 배출해 증평군이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증평인삼을 비롯한 농특산물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마케팅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성군의 경우에도 1991년부터 지금까지 의성마늘씨름단을 운영한 덕분에 의성군의 위상과 씨름 의성의 자긍심 고취하는데 기여함과 동시에 지역 대표 농산물인 의성 마늘을 홍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씨름단을 운영하면, 광고노출 효과 면에서도 큰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한국씨름연맹의 의뢰로 스포츠마케팅서베이가 분석한 ‘천하장사 씨름대회 광고노출 효과’를 보면 당시 팀당 160억원으로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SNS 등 정보매체의 발달로 한층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방송 광고 요금 및 편성표’에 따르면 지난 ‘2016 추석 장사 씨름대회’ 중계방송 동 시간대 평균 광고비가 15초당 700만원임을 감안하면 전국방송을 통한 광고 및 파급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국 규모의 18개 씨름대회가 100여 일에 걸쳐 치러지고 있으며, 106시간 공중파 및 케이블 TV 방송에서 중계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홍보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암군도 영암쌀 1,500억원, 무화과 300억원, 대봉감 150억원, 영암한우 600억원, 황토고구마 400억원 등 연간 5,000억원이 넘는 판매량을 자랑하는 지역의 우수 농특산물의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씨름을 통해 영암의 브랜드 가치가 1%만 상승하더라도 50억원이 넘는 가치창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영암씨름단 소속 선수 중에 백두장사나 천하장사가 나온다면 연중 영암의 농·특산물을 홍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암의 광고모델로 국내외에 널리 활용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 지역장사씨름대회 등 전국 씨름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6만 영암군민과 16만 영암군 향우 및 1,000만 호남향우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민속씨름과 한류문화에 관심이 많은 중국과 태국, 일본 등에 우리 영암을 알리는 데도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군 예산 최소화 노력… 국·도비 예산지원 위해 분주
주위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연간 15억원 안팎으로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운영비이다. 2016년도 영암군의 예산액이 약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때, 씨름단 운영예산은 약 0.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동평 군수와 집행부에서는 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 합의 이후 군비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동평 군수는 지난달 12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연락하여 민족 고유의 전통씨름 육성 차원에서 국비 지원 방침을 확인했고, 지난달 27일에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 씨름단 창단 시 매년 5억원씩 5년 동안 25억원의 예산 지원을 건의했으며, 박지원 대표로부터 문체부 장관에게 직접 건의 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또한 같은 날 기획재정위원장인 새누리당 조경태 위원장을 만나서도 씨름단 예산 지원을 건의 했고 호남씨름의 육성을 위해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군청 문화관광체육과에서도 통합씨름협회 관계자와의 업무 협조와 사전 조율을 통해 창단 지원금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 정책 추이를 보더라도 예산확보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예산을 증액하고 특히 올해 2월말 씨름 활성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했으며, 실업팀 창단시 지원금 지급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영암군에서는 처음으로 전라남도체육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영암군이 전남도내에서 체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한대학교 및 현대코끼리씨름단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전동평 군수는 “씨름단 창단은 영암군과 지역 농특산물 홍보를 통한 군민소득 증대,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효과 외에도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체육활동의 저변을 확대하며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스포츠를 통해 국가 브랜드 파워를 가늠할 수 있듯이 씨름단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스포츠 강군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여 년 동안 영암에 연고를 두고 영암군민의 자긍심 제고와 민속씨름 발전을 선도해 왔던 현대코끼리씨름단은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현대삼호중공업의 경기 악화로 씨름단을 지난 9월 해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