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우리신문 발행인 박 웅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 국회의원 총선거가 선거구 획정도 하지 못한 채 68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영암은 기존 지역구인 영암·강진·장흥 지역구가 해산되고 무안·신안과 합쳐지거나 아니면 해남·진도·완도와 한 지역구로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주말이면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출향인사들이 대거 영암을 방문하게 될 것이고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술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치이야기도 나누게 될 것이다.

군단위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6만 영암군민들에게 정치란 무엇이고 또 선거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 견해가 존재할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경제활동과 나와는 무관해 보이거나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인 것처럼 느껴지는 정치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가 절차적으로는 선거를 통해서 정치권력에 합법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전체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학연·지연·혈연 등 개인적인 사연과 이유로 무심히 던지는 한 표 한 표에 의해서 정당과 정치인들 간에 힘의 우위가 결정되고, 그 힘의 크기에 따라 돈을 벌기 위한 기회의 제공이나 부의 재분배 등 국민생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중대사들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평론가나 학자, 언론인들이 방송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떠들어대는 주의·주장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말장난 같은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큰 틀에서 도식화시켰을 때 현재 우리나라에는 보수·냉전세력과 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과 중도 개혁세력과 중산층·서민을 대변한다고 이야기하는 더불어 민주당, 낡은 진보의 청산과 합리적인 보수세력까지를 포함해서 새정치를 하겠다고 표방해 나선 국민의 당, 진보적 가치를 정책의제로 삼아 노동자·농민·빈민·영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의 이름으로 표현되는 진보정당 등이 존재하고 있다. 정치적인 경향성에 있어서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가 퇴색되고 다양성과 합리성이 존중되는 다원주의가 일반화되면서 전체적으로 보수화되어 가고 있고, 경제적인 흐름으로는 신자유주의 경제사조가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느 정당이 집권을 하고 어떤 정치인이 당선되든지 국민들의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일까? 결단코 그렇지 않다. 그간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치인들이 ‘정치의 소명’을 망각한 채 파벌싸움과 기득권 지키기에 안주한 나머지 너무나 국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그놈이 그놈이다’라며 정치판을 비판하고 정치인들을 탓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가 중요하다. 선거는 더더욱 중요하다.
인간이 집단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생겨난 영역이 정치라고 한다. 직접 민주주의가 태동한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일컬어 공동체의 발전과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폄훼(貶毁)한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이나 참여 정도가 세계 어디에 내놓더라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나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는 이상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미국의 한 언론인이며 역사학자인 토마스 프랭크는 자신의 저서인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통해서 그 이유가 보수세력의 돈과 머리가 합작한 고도의 여론 조작술에 있다고 분석하고 민주주의의 기관차 역할을 해야 할 선거가 ‘돈+가치(종교)+언론’의 복합 세력에 의해 조작되는 단계에 와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깊이 있게 생각하고 또 사색해 볼 일이다.
왜 부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인 새누리당이 당 색깔을 빨강색으로 바꾸고, 자신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민주노총이나 진보세력들이 데모하는 방식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전개하는지, 조·중·동이 신문이나 종편방송을 통해 24시간 무슨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떠들어 대고 있는지, 전·현직 정치인이나 대통령들이 왜 종교를 등에 업고 정치활동을 전개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개혁을 표방하는 야당들 보다 더 자주 더 강하게 ‘개혁’을 부르짖는 세상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19대 총선 때 순천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영암 낭산 김준현 선생 기념관 앞에도 몇 년 만에 새누리당의 현수막이 빨강색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자랑하며 내걸렸다. 박근혜 정부가 일 좀 하게 도와달란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내년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고, 2018년 6월에는 지자제선거가, 2019년 3월에는 전국조합장동시선거가 있다. 매년 중요한 선거가 있는 것이다. 몇 차례 더 기회를 내어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위해 이상한 투표행위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더 이상 정치가 우리들을 배신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