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7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역구에 대한 선거구획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월 중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였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불투명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테러방지법, 노동관련 4법 등 쟁점법안을 선거구획정과 연계해 본회의 처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 안을 잠정 합의한 상황에서 더이상 미룰 것이 아니라 선거구 획정안부터 우선 통과시키자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즉, 국민들의 투표권 행사에 대한 권리가 ‘민생과는 거리가 먼 국회의 정쟁’에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이다. 이는 4월 13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가 출마할 후보자에 대한 정보 및 검증의 시간적 배려가 충분하게 주어지지 못한 채 치러지게 될 것이며, 투표 참여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역민들은 석 달도 남지 않은 국회의원 선거의 입후보자들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지만,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변수가 큰 만큼 예비후보 등록은 없고, 입후보 예상자로 평가되는 정치인들조차 움직임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는 이미 예비후보자들이 부단히 움직이며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영암은 마치 다른 세상인 마냥 조용할 뿐이다. 더러 삼호읍 지역은 무안·신안 지역구의 예비후보와 정치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풍문이 들리기도 한다.
국회의 지역구 253석 합의에 따라 전남지역의 통폐합 지역구가 1곳으로 정해질 것이며, 영암·강진·장흥 선거구가 분리될 것이라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아직 최종 결정된 상황은 아니더라도, 영암의 지역구가 무안·신안이나 해남·완도·진도에 재편될 개연성이 높기에 무안·신안 입후보자들의 삼호읍 공략도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이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말하자면, 영암지역민들은 국회가 합의된 선거구 획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참정권 보장을 하루빨리 확보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포스코 협력사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 체포동의안에 의해서, 또는 시급할 이유도 없고 민생과는 동떨어진 법안들과 연계처리 하겠다는 아집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런 지역민들의 관심과는 달리 지역 정치권은 이합집산과 줄 세우기로 구태의연한 구시대적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작 바뀌어야 할 사람은 그대로인 채 새정치를 외치며 나뉘고 합치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미 이러한 정치 행태의 중심이 ‘공천권’이라는 것을 인식할 정도로 수준은 높아져 있다.
조급할수록 문제는 더욱 불거져 나온다. 6000여 명이 탈당했다는 국민의당이나 대리 탈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진정 지역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흠집내기와 네거티브로 지역민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정책과 가치의 입증으로 지역 정치의 질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선거구 획정’을 촉구하고, 국회에 입성해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인물을 찾아내는 것이 지역의 민심이라는 것을 깊이 새겼으면 한다.
‘옥석’의 구분은 강요하지 않더라도 지역민의 정치의식은 헤아릴 정도가 되어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