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제12회 하정웅 컬렉션 ‘영혼의 통로 The Face전’이 ‘인간의 얼굴’을 주제로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에서 개막됐다.
내년 3월 5일까지 5개월여 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하정웅 미술평론가가 미술관에 기증한 총 3600여점 중 자화상, 캐리커처, 전통가면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123점이 전시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전동평 군수를 비롯한 각 기관장들과 이근표 화백을 비롯한 여러 예술인들, 미술관 관계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관 야외광장에서 열려, 열두 번째 컬렉션전을 함께 축하했다.

이번 컬렉션전의 주제인 ‘얼굴’에 대해 관계자는 “얼굴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속에 수많은 가치가 담겨있다”며 “단순한 신체부위로써의 얼굴이 아닌, 일생을 살아온 이 시대의 자화상, 인간의 영혼을 담는 진정한 미(美),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해야할 책임·직함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정웅 명예관장이 세계 각지에서 직접 수집한 유명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은 이런 주제에 맞춰 인간의 얼굴·모습을 묘사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가의 ‘윤사월’, 파스텔 톤의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한 프랑스 유명 여류화가 마리 로랑생의 ‘여인’, 굵고 힘찬 선의 화풍이 특징인 조르주 루오의 ‘악의 꽃’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의 명화와 일본에서 ‘인간국보’로 지정된 이치하시 토시코의 조형작품 ‘아름다운 하늘’,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노파(소재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배치해 표현하는 방식)의 대가 세키네 노부오의 ‘산화’ 등, 다양한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또, 일본·아프리카·아시아·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여러 종류의 전통 가면들이 전시돼, 일본의 전통 예능인 노(能)가면을 비롯한 아프리카 부족의 전통가면과 우리나라의 하회탈 등 각 지역의 가면 문화도 두루 볼 수 있는 코너도 함께 마련됐다.
전시회 관계자는 “보통 자기 자신이 거울을 볼 때 이를 스스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작가의 작품을 보다보면 자신의 자화상도 한번쯤 생각 하게 된다”며 “얼굴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여러 작가의 작품을 통해 평가하고, 자신의 내면의 모습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이런 좋은 예술 체험의 기회가 확산되도록 지역민들과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