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우리신문 발행인 박 웅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곧 있으면 한 달이 지나 설날을 맞이할 것이고 작심삼일을 뒤로 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현실에 발목 잡히다 보면 상반기를 돌아 어느 새 또다시 연말과 마주서게 될 것이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탓할 사이도 없이 이렇게 인생은 흘러간다.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잠시 이 세상에 다녀가는 것이다.
돈과 권력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살만하니까 세상이 변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이 영원히 유지되길 바란다. 그래서 기득권세력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성향을 띤다. 반대로 돈과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거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세상이 원망스럽거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를 갈망한다. 어쩌면 가난한 사람들은 최소한 개혁적이거나 한발 더 나아가 진보적인 성향을 띠어야 맞다. 그러니 가진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은 바라는 바도 원하는 세상도 다를 수밖에 없다.
농한기가 되니 농사가 본업인 나는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서점에 들러 책장을 넘기거나 방안에 드러누워 보고 싶은 영화나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졌다.
재미삼아 보기에는 부적절할지 모르지만 정치가 우리들의 삶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나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과 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면 개인적으로 이재규 감독의 ‘역린’에 빠져보길 권한다.
역린(逆鱗)이란 ‘용의 턱밑에 거슬러 난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한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로 임금의 분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영화 ‘역린’은 정조 즉위 이듬해인 1777년 정유년에 발생했던 정조 시해 미수사건인 정유역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도세자의 아들이었던 정조가 정치적으로 반대파였던 노론을 누르고 정치권력을 어떻게 안정시켜 나갔는지를 추적하다보면 개인의 입장에서 목표한 바를 달성해 내기 위한 인내와 노력의 방법을 터득할 법도 하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바뀐다.
온 정성을 다해 하나씩 배워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영화 ‘역린’의 명대사로 유명세를 탄 예기 중용 23장의 말이다. 나는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세상이 바뀌기를 희망한다. 변화를 갈망한다. 그러나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경험해 보았다.
하늘이 사람에게 준 것을 본성(本性)이라 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가르침이라 배웠다. 앎이 통찰이 되고 통찰이 실천이 되어야 학문의 완성이라고 했다. 어차피 한 번 왔다가 가는 인생 무엇이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정성을 다하기를 권한다. 새해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면 마음을 다잡기 바란다. 마음을 다잡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꼭 이루어 질 것이다.
바뀐다. 온 정성을 다해 하나씩 배우고 실천해 나간다면 세상은 반드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