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김진희씨는 처음 한국을 찾은 친정어머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8일에 열린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 간담회가 끝나고 이번 행사에 참가한 7가구 중 간담회에서 감사 편지를 낭독한 김진희 씨(36세)와의 만남을 가졌다. 이 날은 지난달 23일,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행사를 통해 입국한 어머니도 함께하였다.
김진희 씨는 먼저 어머니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번 초청행사를 진행해 준 영암군에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진희 씨는 16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필리핀여성이다. 필리핀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열심히 지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한국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 타국으로 시집와 살면서 언어, 문화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여러 기관에서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음식 등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16년 전에는 이러한 교육도 없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에서의 생활을 꿋꿋이 이겨내 현재는 지역 내 아동센터와 방과후학교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아들과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다른 어려움이 생겼다. 여름에 태풍으로 인해 지붕이 날아가 비가 올 때면 베란다에 빗물이 새는데 집주인이 수리를 해주지 않아 기관의 지원을 받아 수리하려했지만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포기했다. 베란다 뿐 아니라 집안도 멀쩡하지가 않다. 현재 거주중인 빌라에서 4년가량 지내다보니 벽지가 지저분해 새로 도배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은 먼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연락하기도 쉽지 않고, 김진희 씨가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아 전문가에게 맡기지 못하고 본인이 직접 도배를 하기 시작했는데 혼자서 도배를 하다 보니 며칠째 끝나지 않고 있었다. 생활이 많이 힘들 것 같다는 물음에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고 인생이 다 그런 거라며 웃어 넘겼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김진희 씨의 모습은 참 좋아보였다. 힘든 일에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은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김진희 씨가 이 웃음을 잃기 전에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역과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