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리어카를 끌고 한밤에 금산가는 덕진다리에서 2명의 강도를 만났을 때, O상덕씨가 지나가다 도와주지 않았으면 진짜 큰일날 뻔 했어”
30년 가까이 양은장사를 하며 살아오신 윤순오(영암읍,72세) 할아버지는 세월이 많이 흘러 정확이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셨지만 과거 일을 떠올리며 아직도 O상덕씨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고 계셨다.
1944년에 강진에서 태어나 1973년 영암에 터를 잡으셨다는 할아버지는 양은장사, 고물상 등 많은 일들을 했다고 한다.
“결혼하고 3개월 뒤에 영암으로 이사와 방 1칸에서 생활하면서 열심히 일을 했지. 그때 살던 방이 1년에 만원이었어. 그러다 3년 후에 그때 당시 나락 200석을 주고 73평짜리 집을 사서 3명한테 월세를 줬어”
리어카 하나에 양은냄비, 양은 솥 등을 가득 실고 이른 아침부터 신북, 덕진 등 영암곳곳을 돌아다니며 양은장사를 하신 성실함으로 3년 만에 내 집 마련을 하신 그는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도둑을 맞기도 하고 많은 우여곡절이 겪었다고 하셨다.
“한번은 경찰서의 급사가 리어카를 경찰서에 가져가고 나서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똥을 푸라는 거야. 이제와 생각해보면 뇌물 같은 것을 주라고 한 것 같아.”
급사가 하라는 대로 하셨냐는 물음에 “오래 되서 기억이 안나” 하신다. 또 2009년경 문OO씨 부인에게 5천350만 원을 빌려줬는데 아직도 못 받고 있어 답답하다고 하신다.
“그때 아들 집을 산다고 하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이자만 7번 정도 받고 아직까지 못 받고 있어. 문OO씨의 부인은 지금 도주해서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때 빌린 돈으로 경기도에 땅을 샀다는 소문도 있고. 내가 억울해서 정확하게 빌려준 액수까지 기억해”
할아버지는 빌려준 돈 전부는 못 받더라고 2천만 원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계시지만 작은 아들이 뇌성마비 장애 2급이어서 걱정이다며 아픈 과거 일화를 꺼내셨다.
“한번은 이놈이 고등학교 때, 아버지 왜 날 이렇게 낳았소?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랬지. 야! 이놈아. 길거리 돌아다니다 보면 두 다리 잃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앵벌이 하는 사람들도 있어. 항상 나보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넌 사지육신은 멀쩡하잖냐!”
말은 이렇게 하셨지만 아마 당시 할아버지의 마음도 쓰리고 아팠을 것이다.
마을회관에 나가 어르신들과 화투를 치는게 삶의 즐거움이다고 하신 할아버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에 대한 소망 하나를 가지고 계셨다.
“우리 아들이 전남대병원에서 10년 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먹고 있는데 서울대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봤으면 해. 의사가 소견서도 써준다고 하는데. 그런데 거기서 치료를 받으려면 오랫동안 의지할 곳 없어. 큰 아들은 목포에서 일하고 있고. 서울에서 지내려면 아들하고 숙식하고 그래야 되는데 모텔에서 할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