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박 웅

민선6기 후반기 조직개편안이 마련되어 의회에 보고를 앞두고 있다. 조직개편에 따른 개정 조례 및 규칙(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거쳐 연말에 의회에 상정해 확정할 계획이며, 그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1일자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2014년 6월 4일 제6대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통해 민선6기가 출범했으니 만으로 2년 5개월이 된 셈이다. 그리고 내년 12월 대통령선거를 거쳐 정치관계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이듬해 6월에 다시 제7대 지자체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런 정치일정을 고려했을 때 그만큼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단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영암군의 조직개편은 지방자치법 제112조부터 제115조까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3조에 따라 제정되어 있는 「영암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에 의해 진행된다. 또한 본청의 실·과장 등 보조·보좌기관의 직급과 실·과장의 사무분장에 관한 사항은 「영암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으로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직 및 인력관리를 제일 잘 한다고 손꼽히는 삼성그룹은 삼성인력개발원 인재양성전략을 통해 SVP, SLP, SGP 등 3대 교육체제로 브랜드화 하여 조직운영과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최고 경영자까지 한 방향으로 결속시키는 삼성가치공유프로그램인 SVP(Samsung Shared Value Program), 우수인재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 임직원들의 글로벌 역량과 외국어 능력을 개발하는 SGP(Samsung Global Expert Program) 등이 그것이다.
선거 시기 배포되었던 전동평 군수의 정책공약 자료집을 뒤적여 보니 인사 분야와 관련해서는 첫째, 군민참여 인사위원회를 설치하여 공정하고 깨끗한 인사시스템을 통해 공무원들의 사기진작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둘째, 예측 가능한 인사제도의 정착으로 조직의 안정과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이후 여러 가지 통로로 확인한 전동평 군수의 인사와 관련된 의중은 전임 군수시절 문제가 되었던 주요 공직자들을 배척하기 보다는 능력과 실적을 중시하여 군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데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인 듯하다. 실·과·소장들의 업무권한과 영향력은 확대되었는지 모르지만 정작 군수 자신의 정치적 권위와 영향력에 대해서는 안팎으로 좋은 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실·과·소장들의 업무권한 강화를 통한 책임행정 구현문제와 군수의 군정철학에 기초한 카리스마를 갖는 문제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양립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데 있다. 그렇게 되면 선장을 잃은 배처럼,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 군정(郡政)이 지도자인 군수의 힘 있는 리더에 의해 한 방향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갈 곳을 잃고 시간만 낭비한다면 문제는 그 모든 피해가 평범한 군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국어사전에서 인사(人事)가 무엇인지 찾아봤더니 ‘관리나 직원의 임용, 해임, 평가 따위와 관련되는 행정적인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사가 만사이고, 인사권은 단체장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하는 말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문제는 말하는 것처럼 실제 조직개편과 인사단행이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잘못하면 그 후유증도 심각하다.
영암군은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으로 하반기 주요 공약 실천과 핵심발전전략사업의 원활한 추진, 신규 행정수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꼽고 있다. 특히, 2018년 제57회 전남도민체전의 성공적인 개최와 같은 새로운 상황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문제의식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틀을 새로운 상황 변화에 맞게 잘 짜고, 한정되어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하는 문제이다.
전동평 군수가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다고 회자되고 있는 홍보분야에 대한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목포시의 경우에는 기획관리국 공보과 산하에 공보팀과 홍보기획팀을 운영하고 있고, 나주시의 경우에는 시민소통실에 홍보팀을 운영 중이고, 이웃인 강진군의 경우에는 기획홍보실에 홍보팀장 홍보차장 주무관 3인 실무원 2인을 두어 홍보사업을 전담하고 있고, 장흥군의 경우에는 기획감사실 산하에 분야별로 홍보담당만 5인을 두고 있는 형태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조직개편의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이다. 해당 시군의 실정과 상황에 맞게 조직의 편재를 두고, 적합한 인재를 기용하여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영암군의 조직개편과 인사단행을 앞두고 전혀 다른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싶다.
첫째,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군수로부터 신뢰를 받고 군수의 믿음 속에서 신명이 나고 신나게 일해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창조적으로 일하니 실적도 따라오는 그런 인사시스템을 정착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사람중심의 조직문화’, ‘사람중심의 조직구성’, ‘사람중심의 조직운영’을 제안하고 싶다. 조직개편의 형식적인 측면에 너무 많은 고민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683명에 달하는 영암군 공무원 정원의 각각의 특성과 능력을 먼저 파악했으면 좋겠다. 전문기관에 용역을 주어도 좋고, 기획감사실이나 총무과에서 적당한 양식을 만들어서 모든 공무원들에게 스스로 작성하게 해도 좋을 듯싶다.
둘째, 공무원의 꽃이라고 하는 5급 사무관 승진에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이번 정원조정에는 없더라도 다음 기회에라도 꼭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본청 실·과장을 어느 자리에 누구로 세우느냐가 인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공직사회를 ‘철밥통’이라고 비꼬아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만큼 경직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직하면 출근해서 볼펜 한 번 안 굴리고 퇴근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겠는가?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고인 물이 썩듯이 공직사회가 새로움으로 넘쳐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하다. 필자는 가장 큰 자극이 능력 있고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인재를 파격적으로 승진시켜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일하게 하는 말 그대로 파격인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동평 군수의 생각과 행동이다.
자신은 무엇을 위해서 정치를 하고 있으며, 자신의 군정철학이 무엇이고, 어떤 정책적 수단과 방법들을 통해서 이를 실천해 낼 것인지 밤을 새워서라도 묻고 또 묻고 또 묻기를 거듭하여 모두를 만족시키는 조직개편과 인사단행을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60% 정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조직개편이 이번에는 꼭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