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영암지역위원회가 ‘농어촌 선거구 지키기’라는 명분으로 지역을 돌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서명운동이 현재의 국회의원 선거구인 영암·강진·장흥의 분구를 저지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실제 ‘농어촌 대표성을 지키겠다’는 명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서명운동 내용과는 반대되는 설명으로 서명을 유도하는가 하면 인적사항만 묻고 대필서명도 서슴지 않고 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서명 인원 수에만 치중해 지역민들을 무지의 대상으로 보고 꼬드기면 넘어온다는 판단에 거짓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명운동원들의 잘못에 대한 지적에도 뉘우치기는커녕 자체 확인할 생각도 없이 근거없는 논리로 언성을 높이도 했다. 특히 가족관계를 따져가며 인신공격까지 남발하며 지역민들을 마치 ‘아래 것’들로 보는 듯하다.
1년 전 현행 선거구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영암·강진·장흥 선거구 역시 사실상 통폐합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한 문제를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이 자당의 당론과는 반대의 길로 나서고 있음에 현재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 지역의 민심을 입법부에 반영할 국회의원이 줄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반대 의견을 던질 지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지역민들은 현재의 선거구가 꼭 유지되어야만 농어촌 민심이 대변된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강진·장흥이 영암 지역민들과 활발한 교류나 연계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에서조차도 지난 27일자에 “농어촌과 농어민의 권익은 전국구 비례대표가 대표하는 것이 옳다”면서 “19대 비례대표 54명 가운데 농민 대표는 단 1명이었다. 20대 국회에서는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드는 만큼 농어민 비례대표가 선출되도록 여야가 공천한다면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도 농어민 문제가 소홀해지지는 않을 것이다”는 주장을 싣기도 했다.
여성의 권익 대변을 위해 비례대표 남녀 교호순번제가 합의됐었던 바와 같이, 농어민 비례대표 비율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농어민 비례대표 비율 합의가 오히려 ‘농어민 대표성’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더 명확히 하기위해 공직선거법에 조항을 삽입하는 것 역시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의 서명운동이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영암지역위원회에서 “비례대표 확대에 찬성하는 지역민들은 10%도 채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있는지 묻고 싶다. 도대체 언제 어떠한 여론조사를 통해 그러한 결과치를 얻었는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
비례대표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확인했더니 ‘리얼미터’가 지난 7월 29일 발표했던 것만이 그나마 신뢰할 만한 것이었다. 당시 결과는 비례대표 확대에 대한 찬성이 57.2%로 반대 30.7%에 비해 2배 가량 더 높았다. 이중 호남지역은 찬성 60.1%와 반대 25.5%로 비례대표 확대에 대한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영암지역위원회의 근거가 무엇인지 더더욱 의문스럽다.
논란만 가중시키는 새정치민주연합 영암지역위원회는 거짓된 서명 유치, 이로 인해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한 명확한 판단부터 다시 새로이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